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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 전기차 포르쉐의 탄생, 포르쉐 타이칸 터보S
    CAR 2021. 9. 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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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로 가는 지상 로켓, 타이칸 터보 S

    어떤 연료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고급 휘발유 대신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고 모터를 돌려도 포르셰는 포르쉐다. 아주 살짝 다르긴 하지만 여전히 포르쉐다.

     

    포르셰 타이칸에 터보 배지를 달았다. 내연기관도, 터빈도 없는 전기차에 터보라니. 911은 GT3를 제외하면 모두 터보 엔진이지만 911 터보는 따로 둔다. 카이엔과 파나메라 역시 모두 터보 엔진이 후드 안에 박혀 있지만 터보 모델이 따로 있다. 이처럼 포르쉐에서 터보는 단순히 터보 엔진을 넘어 플래그십을 의미한다.

     

    또한 모델명 끝에 터보가 붙으면 그 장르의 최고를 뜻하기도 한다. 타이칸 대장에게도 터보 배지를 부여했다. 타이칸 터보, 거기에 S까지 붙었으니 타보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 최고의 전기차는 이 녀석임을 짐작할 수 있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고 소문이 난 포르쉐 타이칸 터보 S(이하 타이칸)를 만났다.

     

    식상하겠지만 포르셰는 외계인이 만든다고 한다. 드디어 그들의 취향대로 디자인했다. 차가 아니라 완전 우주선이다. 공개한 지 꽤 시간이 흘러 이제 눈에 익을 법도 한데 여전히 신선하고 모터쇼에서 뛰쳐나온 콘셉트카 같다. 게다가 911의 실루엣도 잊지 않았다.

     

    색상도 프로즌 블루 메탈릭 컬러가 입혀져 분위기가 근사하다. 프런트 펜더에는 충전 단자가 숨어 있는데 운전석 쪽은 완속, 동승석 쪽은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커버는 터치 타입으로 손으로 살짝 문지르면 자동으로 열린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미래차를 소유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차체 크기는 실제로 보면 그리 작지 않다. 파나메라보다 아주 조금 작아 보이는 정도다.

     

    인테리어는 보통의 포르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라면 동승석 앞에 디스플레이가 있는 정도? 전원 버튼은 포르쉐 전통대로 왼쪽에 위치하고 스티어링 휠은 다른 모델과 공유한다. 양산차 스티어링 휠 중에서 디자인과 사이즈 모든 면에서 최고라 생각한다.

     

    시트는 편하면서 코너에서 운전자를 잡아주는 세미 버킷이다. 뒷좌석은 어떨까? 키 180cm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헤드룸이 부족하다. 바른 자세는 힘들고 건방진 자세를 취해야 머리가 천정과 리어 글라스에 닿지 않는다. 레그룸은 괜찮으니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아이들은 편하게 앉을 수 있다. 리어 시트는 폴딩이 안 되게 생겼는데 접힌다. 타이칸 타고 골프 치러 갈 수 있다. 단 2명만.

     

    무려 625마력이다. 론치 컨트롤을 사용하면 761마력, 107.1kg∙m의 토크까지 쏟아 낸다. 당연히 빠르고 역시 빠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8초, 시속 200km까지는 9.6초이며 최고 시속은 260km에 달한다. 현 911 중 가장 센 911 터보 S보다 제원상으로 보면 살짝 느리지만 가속력의 결이 다르다.

     

    911 터보 S가 아스팔트를 찢으며 튀어 나가고 타이칸은 아스팔트가 긁힐까 어루만지며 ‘순간이동’한다. 그리고 독자들이 궁금할 테슬라 모델 S P100D와의 차이는? 테슬라가 날것이라면 타이칸이 잘 다듬어진 느낌이다. 테슬라가 거칠고 더 자극적이지만 타이칸이 조금 더 빠른 것 같다. 기억을 더듬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비현실적으로 빨라 가속만으로도 즐겁다. 불안하지 않고 이렇게 빠르게 전진하니 게임하는 기분이다. 타이칸이 다른 전기차보다 월등한 것이 딱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출력을 쏟아내는 느낌이 내연기관에 가깝다. 내연기관과 완전히 흡사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양산형 전기차 중에서는 가장 덜 전 기차스럽게 출력을 쏟아낸다.

     

    한 번에 몰아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차를 움직이고 리니어 하게 마력으로 차의 속도를 올리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후륜에 2단 변속기가 들어가서 후반까지 치고 달릴 수 있다. 조금 달린다는 전기차를 고속도로에 올려보면 저속에서의 박력을 찾아볼 수 없지만 타이칸은 고속에서도 강하다. 

     

    두 번째는 지구력이다. 전기차를 처음 타보면 내연기관과 차원이 다른 순발력 때문에 계속 가속 페달을 밟게 된다. 차에 적응이 될 때 본격적으로 신나게 달릴까 하면 이미 전기차의 파워는 떨어져 있다. 이미 지쳐버린 것이다. 모터와 배터리가 열에 민감하기에 보통 전기차는 저질 체력이다.

     

    반면 포르셰 타이칸은 운전자가 지치면 지쳤지 먼저 지치지는 않는다. 나름 혹사해봤는데 가속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쉬지 않고 달렸음에도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과거 트랙에서 타이칸을 타 봤는데 그때도 이 녀석의 퍼진, 나약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결론적으로 공도에서 타이칸은 최고의 컨디션만을 보여준다.

     

    이 엄청난 괴력을 다룰 브레이크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 로터의 사이즈는 앞 420mm, 뒤 410mm이며 각각 10 피스톤, 4 피스톤 캘리퍼와 맞물린다. 출력을 쉽게 제어하며 브레이크 스티어나 노즈 다이브 현상을 잘 잡았다. 인상적인 것은 노즈다이브 부분이다.

     

    차가 무겁고 댐퍼와 에어 스프링이 강하지 않고 차가 무거움에도 제동과 가속을 반복 시 피칭이 적다.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속적으로 들어가도 브레이크 퍼포먼스는 유지되며 코너를 돌면서 속도를 줄여도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감동이다. 또한, 회생제동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굳이 회생제동을 끄지 않아도 브레이킹 이질감은 들지 않아 마음에 든다.

     

    전기 차지만 이것은 포르셰다. 핸들링에도 기대가 된다. 타이칸은 무겁다. 하지만 후드 아래 내연기관이 담겨 있지 않아 앞뒤 무게 배분이 좋고 배터리로 인해 무게 중심이 낮다. 가벼운 차가 무조건 스포티한 핸들링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밸런스가 괜찮고 파워가 뒷받침되며, 그리고 트랙이 아니라면 무거운 게 그리 큰 핸디캡은 아니다.

     

    그것을 타이칸이 증명하고 있다. 우선 스티어링 피드백이 솔직하고 빠르다. 기어비도 촘촘하게 세팅되어 있어,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휘저어 보면 이 차가 2t이 넘는 사실을 잊게 된다. 조미료 살짝 뿌리면 911 혹은 718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는 민첩한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이는 후륜 조향 시스템 덕이기도 하다. 댐퍼와 에어 스프링 세팅이 그리 단단하지 않지만 뒷바퀴가 함께 움직이니 좌우 롤링도 거의 없고 운전자 명령에 빠릿빠릿하게 응답한다. 순간적으로 휠베이스를 짧게 혹은 안정적으로 길게 만들어주는 기특한 시스템이다.

     

    종종 후륜조향 시스템이 장착되면 핸들링에서 어색함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으나 포르셰는 자연스럽다. 여기에 토크 벡터링까지 달려 공도의 모든 코너를 정복한다. 브레이킹과 가속이 비현실적이다 보니 보통 차의 리듬으로 코너를 대시할 필요가 없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에서 제동을 걸고 이르다 싶을 정도에서 가속해도 이상적인 라인을 그린다.

     

    코너링 성향은 뉴트럴 스티어라고 할 수 있다. 살짝 언더스티어가 나지만 나는 순간 가속을 하면 라인 안쪽으로 다시 차가 말려 들어온다. 신기하다. 보통 언더스티어가 날 때 가속을 하면 언더스티어가 심해지는데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와인딩을 타다 운전하는 내가 멀미가 난 것은 처음이다. 아쉬운 것은 타이어가 받쳐주질 못한다. 차가 무겁다 보니 타이어 열이 금세 오르고 적정 온도 이상으로 넘어가다 보니 프런트 그립이 나오지 않았다. 이 정도 성능이면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 정도의 세미 슬릭은 끼워줘야 제대로 달릴 수 있겠지만 일상 주행이 주가 되는 이 장르를 고려하면 지금 이 타이어가 맞긴 하다. 

     

    역시는 역시다. 포르셰가 만들면 다르다. 전기차를 빠르게 만들긴 쉬워도 이런 느낌으로 빠르게 만드는 것은 어렵다. 완벽한 트랙션에 지치지 않는 성능. 타이칸 터보 S를 타면서 앞으로 등장할 911 전기차가 벌써 911 전기차가 기대됐다. 무게 배분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던 911에게 그 핸디캡이 없어진다면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

     

    타이칸에서 조금이나마 맛본 것 같다. 타이칸은 포르셰의 미래를 보여주는 모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연기관 없이도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모델이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타는 전기차가 아니라 전기모터로 포르셰답게 달리는 경험을 전하는 타이칸 터보 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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