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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하악질, 다가오지 말란 말이여CAT 2020. 12. 31. 09:01728x90반응형
너무나 귀엽고 시크한 우리 고양이가 가끔 나를 보고 하악질을 하면서 털을 세우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때가 종종 있다. 집사로서는 처음 보면 많이 당황스럽기 마련인데, 하악질은 왜 하는지, 또 어떤 게 하악질인지 등등 알아보자.
하악질+털 세움 : 공격력 MAX?
고양이가 털을 부풀리는 이유는 자신을 더 크고 위협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목적이다. “자, 나는 두려움에 맞설 준비가 되었어”라는 사인이라고. 털이 곤두서는 것은 마음 상태가 불안정할 때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이 뇌를 자극해 피모 근육을 수축시킴으로써 일어나는 반응이다.
고백하자면 ‘고.알.못’으로서 여태 하악질을 공격 사인이라 생각한 나는, 고양이가 하악거릴 때 잔뜩 추켜올린 입꼬리와 날카로운 이빨을 보며 저 아이가 곧 번개처럼 뛰어올라 냥 펀치로 내 뺨을 후려갈기겠구나 하는 상상을 하고 만다. 그런데 아니란다. 하악질이 반드시 공격 신호는 아니라는 거다.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물론 분노의 표현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감정을 따지고 들어가면 ‘나 불편해’라는 마음 상태를 드러내는 행동 언어임을 알 수 있다. 갑작스러운 소음에 노출되었을 때, 낯선 냄새를 맡았을 때, 위협적으로 보이는 대상과 마주쳤을 때, 그들은 분명히 말한다. ‘나 좀 긴장돼, 나 좀 흥분했어, 나 좀 무서워, 그래서 지금 마음이 많이 불편해, 하악.’ 특히 새끼를 보호하고 있는 길고양이의 경우라면, 이 하악질은 강력한 경고 역할을 한다.
‘가까이 오지 마, 우리한테서 떨어져, 널 공격할 수도 있어, 하악.’ 그러니 고양이의 하악질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상대를 위협하려는 제스처가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 위협을 느꼈고 그렇지만 불필요한 긴장이나 싸움은 원치 않는다는 완곡한 의사 표현에 더 가까운 게 맞겠다.
중요한 건 고양이가 하악질을 할 때 우리의 반응이다. 특히 길에서 안면부지의 고양이를 만났을 때 이쪽에서 해주어야 할 행동이 분명 있다. 여러 방법에 우선하는 원칙은 고양이가 불편해 하는 원인을 빨리 제거해 주는 것이다. ‘나’의 경우 곧장 그 자리에서 떠나는 것이 최선이다.
고양이가 흥분을 가라앉힐 시간을 주고 스스로 안전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무시하기 작전도 좋다. 존재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나는 네게 별로 관심이 없으니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무시하기는 집냥이의 하악질을 훈육하는 데도 꽤 효과적인 방법이다. 관심을 받으려 일부러 하악 질 하는 고양이, 상대를 겁주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협박 무기’로 삼는 고양이의 하악질에는 이쪽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
하악 질 하는 고양이에게 기분을 풀어 주려 간식을 주는 것도 금물이다. 하악질을 하면 보상을 받는다는 공식을 마음 깊이 새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잔뜩 긴장한 고양이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도 삼가야 한다. ‘나는 너를 해칠 마음이 없어’, ‘우리 잘 지내보자’는 뜻으로 섣불리 화해의 손길을(실제로 손을) 내민다면 가뜩이나 경계심이 고조된 고양이를 더 흥분시킬 수 있다.
물론 경계 혹은 불편의 의미가 아닌 하악질도 있다. 집냥이의 경우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 징후일 수도 있다. 평소와 달리 고양이가 스킨십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하악질을 한다면, 또 특정 부위에서 더 강한 반응을 보인다면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한다. 이 밖에도 어린 고양이들은 때때로 놀이에 흥분해서 또는 장난으로 짧게 하악질을 하기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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