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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전기차를 한다는데, 삼성은 전기차 어떻게 준비중일까?CAR 2020. 12. 24. 11:27728x90반응형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애플과 테슬라의 희비가 엇갈렸다. 애플 주가가 하루 새 4% 넘게 상승한 반면, 테슬라는 S&P500 지수에 편입된 첫날부터 주가가 6% 가까이 빠지며 정확히 반대되는 곡선을 그렸다. 주가 하락의 여파는 이튿날인 22일까지 이어진 뒤 23일에서야 잠잠해졌다.
두 기업의 주가 희비 교차는 영국 통신사 <로이터>의 보도와 맞물려 있다. 애플이 전기차를 만든다는 내용이 핵심 골자다. 애플이 가동 중인 ‘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2024년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며, 그 중심엔 혁신적 배터리 기술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애플의 전기차 소문은 2015년부터 돌던 이야기다. 작고한 스티브 잡스가 생전 주변 임원들이 2000년대 후반부터 전기차에 관심을 보였고, 팀 쿡 CEO 체제인 2014년경 스티브 자 데스 키 부사장을 필두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가 한 차례 엎어졌던 게 올해 다시 부각된 것이다.
만약 애플이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현재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물론 전기차 회사들과 자연스럽게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의문이 든다. 애플은 왜 전기차를 만들려 하며, 과연 먼저 시장에 진출한 회사들보다 더 나은 차를 만들 수 있을까.
애플의 애플카
차는 설비투자와 인건비가 대량 투입되는 산업이다. 전통적으로 자동차만 만들어온 경쟁 업체들이 많아 마진율도 그다지 높지 않다. 구매 주기도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 그 이상도 될 수 있다. 그간 애플이 해왔던 스마트폰 사업과는 거리가 동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애플은 최소 2014년부터 줄곧 전기차 개발에 관심을 보여왔다.
애플이 이토록 전기차에 집중한 이유가 무엇일까. 세간에서는 스마트폰과 전기차의 시장 포지션이 비슷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먼저 스마트폰을 생각해보자. 개인이 소유하고, 네트워크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으며, 가전을 비롯한 사물을 통제할 수 있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전기차 시대 자동차는 스마트폰의 이 같은 특성을 따라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자율주행’이 놓여있다. 차 안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사물인터넷으로 가전을 컨트롤할 때 내 차는 알아서 나를 목적지로 옮겨준다. 하루에 수 시간을 차에서 보내는 인구가 적지 않다는 걸 감안할 때, 커낵티드 카는 그 자체로 스마트폰과 비슷해지는 것이다.
애플은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장기간 투자하며 이 시대를 대비해왔다. 2014년 출시한 ‘카플레이’는 운전 중 길을 찾거나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스케줄을 관리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고한 포지션을 갖고 있기에 카 플레이 또한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애플이 내비게이션 ‘애플 지도’를 만들어 온 것도 이와 맞물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치 기반 서비스로 사용자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특정 시간, 특정 위치에 갔을 때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애플은 2019년 자율주행 기술 관련 백서도 발간한 바 있다.
애플이 전기차에 투자한다면,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성 고객을 확보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즉, 커낵티드 카와 카플레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충성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내연기관보다 단순한 구조
그렇다면 애플은 전기차를 만들 수 있을까. 기술적으론 ‘그렇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전기차 만들기가 내연기관 차보다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구조가 복잡하고 부품 하나하나에 정교한 기술이 수반되는 만큼 현대 공학의 정점에 이른 발명품으로 받아들여진다. 핵심 부품인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부터 조향장치 등은 그 기술력을 얻는 데만 엄청난 투자와 시간이 요구되며 이미 웬만한 업체들이 특허로 기술 유출을 방어하고 있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셈이다.
반면 전기차는 구조나 제조 과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엔진과 변속기는 모터와 배터리로 대체되며, 이로 인해 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기존 2만 개에서 1만 5000개, 최소 7000여 개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이 줄어드는 만큼 기술 장벽도 그만큼 낮아지며,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 기타 부품만 사거나 혹은 자체 개발하면 되는 셈이다.
전기차 생산 난이도가 낮다는 건 최근 전기차 생산기업 순위에서도 잘 반영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위 생산기업은 테슬라로 지난 1~8월 23만 6000대를 팔았다. 같은 기관 2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9만 7000대), 3위는 폭스바겐(8만 9000대), 4위는 현대기아차(7만 4000대), 5위는 GM그룹(6만 1000대)이다.
그리고 그 밑에는 줄줄이 중국 업체들만 보인다. BYD 그룹, 광저우자동차, 장화가 자동차, 북경 자동차 등 순위권에 있는데 상위 업체들과 격차가 크지 않다. 신생업체인 니오, 리오토, 샤오펑 등도 10위권 밖에 있지만 빠르게 상위 완성차 업체들을 추격하고 있다. 낮은 진입 장벽과 거대한 내수시장, 중국 정부의 지원이 합쳐지며 중국 업체의 난립으로 드러난 것이다.
삼성은 차를 한 적이 있다!
애플이 전기차를 만든다는 소문이 돌 때마다 마치 자석처럼 따라붙는 기업이 있다. 바로 삼성이다. 삼성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전기차 관점에서 보면 사실상 핵심이 되는 모든 부품이 얽혀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외부 컨트롤러가 될 스마트폰(갤럭시 시리즈)에선 단연 글로벌 1위 사업자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자체 OS(iOS) 생태계를 바탕으로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삼성 또한 갤럭시의 브랜드 파워만큼은 아이폰에 못지않다. 자동차나 스마트폰 둘 중 한쪽에서 시장을 확고히 잡을 수 있다면 나머지 한쪽도 따라올 가능성이 크다.
그룹 계열사들은 전기차 부품도 만들 역량을 갖췄다.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는 삼성 SDI가, 차량용 반도체와 각종 조명, 헤드 유닛,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 하만이 만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패널을, 삼성전기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전력 관리 집적회로(PMIC) 등 각종 모듈을 만든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력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통해 확보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ISOCELL Auto)’가 시야를 확보하며, 최근 개발 중인 신경망 처리장치(NPU)는 차선, 장애물 인지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자동차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는 인포테인먼트(V 시리즈)와 운전자 주행 보조(A 시리즈), 텔레매틱스(T 시리즈)를 호환한다.
삼성은 1992년 삼성자동차라는 이름으로 자동차를 만든 경험도 있다. 비록 판매량은 적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양산 모델 SM5를 만들었고, 르노에 회사를 판 후에도 삼성카드를 통해 르노삼성자동차의 지분 19.90%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삼성은 완성차 시장 진출설이 나올 때마다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2018년 180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 소문이 불거지자 사내 미디어를 통해 사업을 할 계획이 없으며 전장에만 집중할 것이라 알렸고, 최근 애플의 전기차 진출 보도가 나온 직후에도 몇몇 매체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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