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 OFF 업데이트 방법, 하지만 또다른 논란 예상

OFF 할 수 있게는 해줬지만..

삼성전자가 일명 'GOS 게이트'에 대응하는 휴대폰 업데이트를 배포했으나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해당 업데이트로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우회 앱 설치가 허용됐으나 사용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성능 개선의 대가로 발열은 심해졌기 때문이다.

 

GOS 게이트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 울트라 제품 발열에 대비, 게임 실행 중 기기 성능을 100% 발휘할 수 없도록 성능 제한을 거는 GOS 기능을 사용자들이 해제·우회할 수 없도록 강제하면서 이달 초부터 불거진 논란이다. 또 유명 벤치마크 플랫폼 '긱벤치'에서는 GOS를 활용한 점수 조작 의혹까지 받으며 긱벤치가 갤럭시 S 시리즈 제품 다수를 긱벤치에서 퇴출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10일 오후 갤럭시S22 울트라 사용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주요 내용은 게임 실행 시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 처리장치) 초기 성능 제한 해제, 게임 부스터 내 '게임 퍼포먼스 관리 모드' 제공 , GOS 우회 앱 차단 해제다. 한마디로 GOS는 발열이 심해졌을 때만 동작하도록 하고, 앱 내 설정으로 GOS 제한을 일부 완화하거나 외부 앱으로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미다. 이번 논란이 삼성전자가 GOS 우회 앱 설치 경로를 막은 것, 성능 제한 폭이 큰 GOS 사용을 강제하면서 불거진 점을 고려한 업데이트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업데이트 직후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는 "성능 수치는 개선됐지만 폰이 너무 뜨겁다", "지문이 사라질 듯" 등 발열 관련 불만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고객 안전과 타협한 갤럭시는 안 사겠다"는 식의 강경한 반응도 보인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GOS 우회 앱 차단 해제'는 추가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 제품군에 'One UI 4'를 업데이트하며 제삼자가 제작한 GOS 우회 앱 설치를 원천 차단했다. 그동안 GOS의 과도한 성능 제한에 불만을 느낀 이용자들 가운데 일부는 별도의 유료 앱으로 GOS의 간섭을 피하곤 했으나 이를 막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초 삼성전자는 "GOS가 '사용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GOS 삭제나 해제는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해당 업데이트로 게임 중 갤럭시S22 울트라의 성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막힌 이용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제품 출시 과정에서는 '고성능'을 홍보하고 실사용 환경에선 막상 이를 활용하지 못하게 강제했다는 점이 소비자 기만이란 불만으로 이어진 것. 삼성전자가 서둘러 GOS 우회 앱 설치 재허용이란 카드까지 꺼내 든 배경이다.

 

문제는 우회 앱 사용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조치에 대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란 입장이지만 우회 앱 사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기기 손상 가능성, AS 지원, 사용자 부상 등에 대한 책임 여부는 명시하지 않았다. 앱 내 업데이트 안내문에도 '단말 온도에 따른 제어 동작은 유지'란 문구는 있지만 우회 앱 사용 시 주의사항은 언급돼 있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GOS 우회 앱 사용 시 책임 소재에 대해선 아직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업데이트 후 GOS를 우회하더라도 과도한 발열 제어 기능은 계속 적용되므로 소비자 안전에 대한 조치가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소프트웨어로 대응 가능한 선에서 성능과 안전 사이 최선의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하지만 추후 GOS 우회 앱 사용으로 인해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시 이번 조치와 책임 소재를 가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 한 스마트폰 전문가는 "이번 GOS 게이트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며 "갤럭시S22 시리즈에 사용된 칩, 혹은 같은 칩을 사용하는 타제품들의 발열 문제도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사용자들이 주장하는 '리콜' 조치도 실현 가능성이 작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콜은 소비자 안전에 직결되는 제품 결함이 발견된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리콜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했다.

 

만약 리콜이 어렵다면 기기 냉각을 돕는 액세서리 지급 방안도 제시될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2010년 애플 '아이폰4 안테나 게이트'가 있다. 당시 애플은 하드웨어 설계 결함으로 사용자가 통화 중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안테나 감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자 해결책으로 '범퍼 케이스 무료 제공'을 결정했다. 케이스 착용을 통해 안테나 부위와 손이 직접 닿지 않게 함으로써 수신율 저하를 막는 고육지책이었다.

 

이와 유사한 조치가 가능한 스마트폰의 '탈부착형 냉각 쿨러' 액세서리 제품들은 현재 시중에 2만 원 내외의 가격으로 유통 중이다. 다만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외부 액세서리 지원 여부 검토 등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임직원, 사용자 대상 사과문 발표를 통해서도 분위기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10일,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GOS 논란 및 갤럭시 S22 시리즈 개발 과정 중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못한 점'을 사과하며 소통 강화를 약속했다. 이어 11일에는 삼성 멤버스에 "고객들의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고객의 소중한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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