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서 내놓은 무선 충전기, 가격은?

이게 무려 40만원 이랍니다

(출처:Tesla)

애플이 지난 2017년 처음 소개한 무선충전기 에어파워(AirPower)를 기억하시는지. 에어파워는 아이폰, 에어팟, 애플워치 등 세 가지 애플 기기를 동시 충전하도록 기획된 제품이다. 충전기 아무 곳에나 기기를 올리면 충전되는 방식으로 기획됐었다. 당초 에어파워는 2018년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애플이 개발을 취소하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 

그 뒤로도 애플이 에어파워를 재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루머에 불과했다. 애플이 왜 에어파워 개발을 중단했는지 이유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아무 데나 기기를 둬도 충전되는 설계를 위해 여러 무선 충전 코일을 배치해 생긴 발열 문제를 원인으로 꼽는다. 에어파워 개발 취소 이후 애플은 맥세이프 충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에어파워와 비슷한 무선 충전기는 볼 수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24일(현지시간)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테슬라(Tesla)가 에어파워와 유사한 개념을 가진 무선 충전기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테슬라 무선 충전기는 ‘무선 충전 플랫폼’이라는 단순한 이름을 지녔다. 

(출처:Tesla)

테슬라에 무선 충전 플랫폼은 65와트(W) 충전기로 전원을 공급받고, 각각 15와트 속도로 기기 3대를 동시에 충전한다. 요즘 스마트폰 유선 충전에 비하면 빠른 편은 아니나, 급속 충전이 필요 없는 상황에서는 꽤 괜찮은 속도다. 무선 충전기 특성상 책상에 올려두고 스마트폰 거치 겸 충전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에, 큰 단점은 아닌 듯하다. 

단 테슬라 무선 충전기는 스마트워치를 충전할 수 없다. 즉, 스마트폰 여러 대를 함께 충전하거나, 무선 이어폰을 충전하는 용도로만 사용 가능하다는 것. 실제 테슬라가 공유한 이미지에도 스마트폰 2대와 무선 이어폰 1개를 충전하는 모습만 담겨있다. 스마트폰 3대를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충전 부위가 그리 커 보이지 않아서다. 

테슬라는 미국 스타트업 아이라(Aira)의 프리파워(FreePower) 기술을 사용해, 기기 위치와 관계없이 충전되는 무선 충전기를 만들었다. 그래서 테슬라 무선 충전기 안에는 30여개에 달하는 무선 충전 코일이 겹겹이 탑재돼 있다. 제품 내부에 무선 충전 코일을 빼곡히 채워, 아무 위치에서나 충전이 되도록 구현한 것이다. 

(출처:Tesla)

사실 이런 유형의 충전기는 테슬라가 처음이 아니다. 노마드 베이스 스테이션 프로(Nomad Base Station Pro), 볼로닉 발렛 3(Volonic Valet 3)와 같은 비슷한 제품이 존재한다. 특히 노마드 베이스 스테이션 프로는 지난 2019년 출시된 기기다. 애플이 에어파워를 취소한 연도에 유사한 기기를 내놓은 셈이다. 허나 이 제품은 최대 충전 속도가 5와트에 불과하다. 

테슬라에 따르면 무선 충전 플랫폼의 형태는 자사 전기트럭 ‘사이버트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사이버트럭은 각지고 날렵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는 테슬라 무선 충전기에도 잘 반영됐다. 제품 삼면이 날카롭게 쭉 뻗어있고, 하단에는 테슬라를 나타내는 ‘T’ 모양 로고가 위치한다. 색상은 짙은 회색이며, 충전 부위는 부드러운 알칸타라 소재가 사용됐다. 

문제는 가격이다. 테슬라 무선 충전 플랫폼은 300달러다. 한화로 38만원에 달한다. 이는 웬만한 저가형 스마트폰 한 대 값이다. 가격대가 사악하기로 악명 높은 애플 맥세이프 인증(MFM) 충전기와 비교해도 테슬라 충전기가 더 비싸다. 애플 서드파티 액세서리를 대표하는 벨킨의 부스트업 프로 3in1 충전기도 20만원 내외에 판매된다. 

(출처:Tesla)

하지만 테슬라가 만든 제품은 매번 불티나게 팔린다. 전기차 액세서리가 아니어도 그렇다. 예컨대 앞서 테슬라에서 제조한 데킬라는 완판됐다. 사이버트럭을 형상한 사이버휘슬, 어린이용 사이버트럭 장난감 사이버 쿼드도 그랬다. 심지어 테슬라에서 출시한 빨간 반바지도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 제품 모두 결코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지 않았다. 

그 중심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있다. 그가 설립한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는 과거 화염방사기를 판매 500달러에 판매한 바 있다. 장난감이 아니라 실제 전방 30cm까지 불을 뿜을 수 있는 제품이었다. 화염방사기 역시 출시 며칠 만에 전량 품절되면서, 보링 컴퍼니는 약 1000만달러 수익을 올렸다고 알려졌다. 테슬라 무선 충전기도 완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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