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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리뷰] 현대 캐스퍼, 경차 SUV의 즐거움CAR 2021. 12. 19. 14:19728x90반응형
요즘 시대에 딱 맞는 경차 SUV
현대자동차가 1997년 첫 경차 아토스를 내놓은 이후 약 24년 만에 내놓은 경차 SUV 캐스퍼는 광주 글로벌 모터스에서 위탁 생산 중인 차종이다. 차명인 캐스퍼(Casper)는 스케이트보드를 뒤집어 착지하는 기술명 캐스퍼에서 따왔다. 국내 최초의 경차 SUV로 내수 시장 전용 모델이다.
지난 9월 출시된 캐스퍼는 9월부터 12월까지 총 6679대가 팔리며 경차 판매량 2위를 달성했다. 1위 기아 레이 9457대, 3위 모닝 5247대, 4위 쉐보레 스파크 3481대, 5위 트위지 34대와 대조되며 출시 초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경차 수요가 필요했고 그 갈증을 해소해준 셈이다.
캐스퍼는 자연흡기 엔진이 장착된 가솔린 1.0 모델과 터보가 장착된 가솔린 1.0 터보 모델 두 가지를 판매 중이다. 가솔린 1.0에 장착된 기존 모닝, 레이에 장착된 카파 엔진을 개량했다. 최고출력 76마력 최대토크 9.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1.0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100마력 최대토크 17.5kg.m을 냈다. 변속기는 4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캐스퍼의 외형은 처음 본다면 귀여워서 웃음이 터질 정도로 만들어졌다. 전면부는 날카로운 주간주행등을 가졌고 하단 전조등이 동그랗게 만들어져 랠리카스러운 느낌을 줬다. 일반 모델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터보 모델은 전조등 옆에 동그란 에어벤트를 뚫어놔 터보, 인터쿨러(intercooler)의 열기를 식혀주고 디자인적 요소도 살렸다.
옆면을 보면 캐스퍼가 경차 SUV로 개발됐다는 점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각진 외관과 하단과 펜더를 검정 플라스틱으로 둘러 차체에 돌이 튀어도 흠집이 덜나도록 했다. 전면 펜더, 후면 펜더를 부풀려 캐릭터 라인으로 살렸고 풍만한 라인을 더해 덩치가 커 보이면서도 만족스러운 외관을 구현했다.
후면부에서 특히 캐스퍼의 장점이 느껴지는데 후미등을 정말 독특한 문양속에 넣어놔 야간에 캐스퍼의 뒷모습을 보면 마치 유령이 떠다니는 느낌을 줬다. 엠블럼 또한 독특한데 영어 casper 엠블럼 빈 공간에도 엠블럼을 채워 넣어 사소한 곳에도 꽤나 신경 썼다.
캐스퍼의 크기는 차 길이 3595mm, 차 넓이 1595mm, 차 높이 1575mm, 축간거리 2400mm다. 차 무게는 1060kg으로 타사 경차보다 100kg 무겁다. (스파크 910kg 기아 모닝 910kg) 경차 다운 무게를 가졌다. 높이를 제외하면 국내 경차 규격상 쉐보레 스파크, 기아 모닝과 동일한 크기를 가졌다.
차량 내부는 전형적인 경차 SUV 다운 모습을 가졌다. 운전대가 독특한데 위탁 생산인 만큼 현대차 로고를 넣지 않았다. 운전대 모양 또한 D컷 모양을 적용해 만지고 돌릴 때 만족감이 높았다.
차체 중앙 대시보드 하단부는 천재질로 감싸 독특한 느낌을 줬다. 열선 좌석 버튼에는 주황색을 써 회색 버튼보단 낫다고 생각했다. 디지털시계처럼 표시되는 계기판의 시인성이 생각보다 좋았지만 아날로그 계기판처럼 바늘과 게이지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중앙 8인치 내비게이션은 햇빛이 뿌리치는 낮에도 전좌석에 앉은 사람들이 글자까지 읽을 정도로 잘 보였다. 인조가죽으로 감싼 시트는 착좌감이 불편하지 않았다. 다만 물리적으로 실내가 넓지 않고 기아 레이 정도로 넓은 공간을 생각하고 타면 실망감이 크다.
내비게이션 터치 스크린은 반응도 빨랐고 검색에서 다른 경로를 다시 찾아도 버벅거리지 않아 편하게 쓸 수 있었다. 기자는 캐스퍼를 타고 서울 마곡동에서 경기도 파주, 인천 강화까지 왕복 150km 이상 거리를 달리며 고속도로, 국도, 도심 주행을 통해 캐스퍼의 주행성을 알아봤다.
시승 첫날 도심과 국도, 대로가 섞인 파주 자유로까지 캐스퍼를 타고 달렸다. 점심이 지난 3시쯤이라 도로 흐름은 원활했다. 가속 페달을 좀 더 깊게 밟아 봤다. 조금 불안감이 느껴졌지만 정직하게 앞으로 치고 나가며 경쾌한 주행성을 보였다. 시승차는 1.0 터보 인스퍼레이션 모델로 터보 엔진을 장착해 100마력 17.5kg.m을 발휘했다. 캐스퍼의 가벼운 1060kg의 차체 덕분에 코너에서도 65km/h 정도로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었다.
캐스퍼는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을 적용해 전형적인 경차, 소형차 형식의 서스펜션 구조를 적용했다. 다만 서스펜션 스트로크를 좀 더 짧게 설정해 탄탄한 주행성을 가져 경차 특유의 불안감은 없었다. 기자가 예전에 시승했던 쉐보레 스파크 못지않은 탄탄한 주행감을 캐스퍼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자유로에 진입했다. 룸미러를 통해 뒤차량을 확인해보니 캐스퍼가 답답해 보였는지 포터 2가 순식간에 차선을 변경해 치고 나갔다. 캐스퍼 터보 모델은 마음만 먹으면 웬만한 소형차만큼 일반 도로에서 교통흐름을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는데 주변 차량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자유로의 속도 제한 90km/h에 맞춰 주행하며 교통 흐름이 여유 있는 구간에서 120km/h까지 속도를 올렸다. 경차 SUV지만 전혀 지친 기색은 없었다. 도로 사정이 조금만 더 좋다면 160km/h까지 도달하는 건 무리가 없어 보였다. 다만 4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시점이 애매해서 매우 어색한 느낌을 줬다. 좀 더 학습이 되면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차 SUV 답게 캐스퍼는 험로 주행모드도 탑재했다. 스노, 샌드, 머드 3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고 주행 모드는노멀, 스포츠를 쓸 수 있다. 1.0L 터보 엔진의 복합연비는 12.8km/l로 도심 11.3km/l, 고속 15.2km/l로 발표됐다. 실제로 150km 이상 거리를 달리며 측정된 연비는 11.5km/l였다. 터보 엔진과 4단 변속기 특성상 급가속, 급정지를 자주 해서 연비가 더 떨어진 것으로 보였다.
캐스퍼 자연흡기 스마트 모델은 1385만 원, 1.0 터보 인스퍼레이션의 가격은 1870만 원이다. 차급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준중형, 중형차를 선택하는 게 좀 더 만족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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