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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리뷰] 웅장한 사이즈,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CAR 2022. 7. 27. 22:03728x90반응형
미드에서 많이 봤던 그 차
길고 거대한 SUV, 그 하나로 설명이 끝난다. 똑같은 차는 없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분명히 긴 차다. 길이만 해도 5380mm에 달하고, 웬만큼 키가 높은 사람이라도 차 가까이에 선 채로 이 차의 지붕을 볼 수는 없다. 전 세계 SUV들을 다 모아 놓고 넉넉함으로 급을 매기면, 이 차를 따라올 차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조차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나 보다. 그 에스컬레이드보다 더 길어진, 에스컬레이드 ESV(Escalade Stretch Vehicle)가 탄생했다.
사실 이 기다란 자동차는 이전 세대에도 존재했다. 단지 국내에는 정식 수입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도 꽤 많은 이들이 이 긴 SUV를 알음알음 수입해서 타고 다녔다. 에스컬레이드가 모습을 바꾼 지도 시간이 조금 지난 현재, 정확히 말하면 올해부터 ESV가 정식 수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현재, 그 거대한 길이를 실제로 마주하고 있다. 이전에 에스컬레이드를‘매머드’라고 기록했는데, 이 차는 ‘더 큰 매머드’라고 적는 게 좋겠다.디자인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아니니, 일전에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 말해보고자 한다. 이 차가 북미 출신이라는 것을 한 번에 알 수 있는 게 아마도 헤드램프의 위치일 것이다. 최근에는 아무리 높은 SUV라고 해도 반대 차선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의 운전자를 배려해 헤드램프의 높이는 낮추는 것이 대세가 되어있다. 같은 그룹(!)에서 출시한 쉐보레 트래버스만 해도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헤드램프의 위치를 크게 낮췄다.
에스컬레이드는 보닛도 높은데, 헤드램프도 거의 보닛 끝부분에 위치한다. 이전 세대를 세로로 길게 다듬어서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았지만, 이번에는 가로로 긴 형태로 바꾸면서 어쩔 수 없이 눈이 부시도록 만든다. 낮은 시트 포지션을 자랑하는 스포츠카를 탈 때 그 뒤에 에스컬레이드가 따라오면, 눈부심 방지 미러가 있다는 게 고마울 정도다. 미국이야 조금만 외곽으로 가도 가로등이 적을 것이니, 이렇게 만드는 것도 이해가 간다.
워낙 긴 자동차이니, 측면에서 일반 모델과 ESV 모델을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구분 잘하라고 캐딜락이 C필러 부분에 기교를 넣었다. 일반 모델은 2열 도어 하단이 끝부분에서 약간 위로 올라가고, 크롬으로 다듬은 C필러가 거의 붙어있는 데 비해, ESV는 2열 도어 하단을 일직선으로 다듬었고 C필러도 조금 먼 부분으로 이동했다. 캐딜락 특유의 방패 엠블럼도 크롬 필러에 통합된 게 아니라 별도로 분리됐다.
실내는 여전히 넓고 수납공간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거대한 SUV이니 공간이 마련된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면, 기존 모델과 함께 3열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금방 느낄 것이다. 이전 모델만 해도 3열이 좁은 것은 아니었지만, 키가 크거나 덩치가 있는 성인이 앉은 채로 장시간 이동은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모델은 3열도 꽤 넉넉하게 마련되었고 덩치가 있는 성인이 앉은 후 장시간 이동을 해도 문제가 전혀 없다.
그대로 즐겨도 좋겠지만, 그래도 생각이 난 김에 2열까지 완전히 접어보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인 2명이 즐기는 차박을 가정하면 엄청난 여유가 있는 공간이 된다. 4044ℓ나 된다고 하니, 가족이 차박을 즐기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만약 캐딜락이 에스컬레이드를 기반으로 전기차를 만든다면, 캠핑용 자동차를 따로 구매할 필요 없이 에스컬레이드 ESV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워낙 차체가 크니까 배터리 공간 걱정도 없을 것이다.
8기통 엔진은 여전히 반응이 좋다. 터보차저를 탑재한 엔진이 최대토크가 더 높기는 하지만, 이 엔진도 에스컬레이드의 거대한 차체를 끌고 가면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다. 8기 통기통 특유의 그르렁거리는 소리도 이 차가 북미 출신의 SUV임을 상기시킨다. 물론 스포츠카처럼 그르렁거리는 것은 아니고, 살짝 분위기만 낼뿐이다.그 소리마저도 가족이 같이 탑승하는 데 있어서 거슬릴 일은 없다. 그렇게 장담할 수 있다.
그리고 서스펜션이 변하면서 캐딜락이 사용하는 전용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agnetic Ride Control)과 최대 75mm까지 높낮이를 조절하는 에어 라이드 어댑티브 서스펜션(Air Ride Adaptive Suspension)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전 모델만 해도 뒷바퀴에 거대한 리어 액슬을 적용해서 승차감에서도, 3열 공간에서도 손해를 봤지만 이제는 승차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뒤가 늘어난 만큼 급가속 시 살짝 앞뒤로 흔들리는 건 양해해줘야 한다.마법의 양탄자 정도는 아니어도, 이동이 정말 편안하다. 자잘한 진동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려도 될 정도고, 바퀴가 땅에 붙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모든 자세를 알아서 조정해준다. 자동차를 세우면 알아서 차체가 낮아지는데, 테일게이트를 열고 화물을 적재할 때 굉장히 편하다. 여기에 믿을 수 있는 ADAS 시스템이 결합되어 있으니, 장거리 주행에서도 거대한 크기가 주는 여유 그리고 편안함을 느끼며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여유 속에서 음악은 꼭 즐길 것을 권한다. 에스컬레이드는 다른 차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AKG의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차체 곳곳에 있는 36개의 스피커가 대부분의 음악을 입체감 있게 재생해준다. 뒷좌석에서도 12.6인치 스크린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으니, 아이들이 심심할 일은 없겠다. 자동차 자체가 워낙 편할 것이니, 어쩌면 장거리 주행 중에 자연스럽게 잠들게 되지 않을까.그래도 단점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일반적으로 달린다면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겠지만, 차체 크기에 비해 작은 브레이크는 확실히 단점이다. 제한속도를 지키는 선에서 급제동한다면 그래도 원하는 지점에 세우겠지만, 불안함 자체는 조금 남는다. 먼 거리에서 여유를 두고 밟을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이 정도 크기의 자동차라면 연비는 이미 각오한 바이지만, 시승 중에는 리터당 5km를 넘기기가 꽤 힘들었다. 뭐 자잘한 불평 정도다.
자,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에스컬레이드도 긴데, 그보다 더 긴 ESV가 왜 필요한지 말이다. 주차장 크기도 옹졸할 수밖에 없는 한국에서 왜 이 차를 선택하는지 말이다. 답은 이미 나왔다. 이 긴 차가 필요한 라이프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사람들의 삶은 과거와는 조금 달라졌고, 그 다양성에 의해 형태가 다른 그리고 크기가 다른 차가 필요하다. 그리고 ESV는 그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그것을 오랜만에 다시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함께 읽어보면 좋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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