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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리뷰] 폭스바겐 파사트 GT의 매력CAR 2021. 8. 9. 22:12728x90반응형
독일 국민세단, 폭스바겐 파사트
여러분이 생각하는 다음 차는 무엇인가요? SUV인가요? 세단인가요? 저는 형태와 차급을 가리지 않고 목적에 충실한 차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한 대를 평생 타야만 한다면 세단을 고르겠습니다.
세단은 엔진룸, 객실, 트렁크가 각각 나뉜 형태의 자동차입니다. 3개의 개별 구획을 갖췄다는 의미에서 3박스 세단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세단은 가장 정통적인 자동차 디자인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초기 시절부터 등장한 형태죠. 자동차의 극초기 단계에서는 엔진룸과 객실만 나눈 2박스 스타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작 기술의 발달과 함께, 짐을 바깥에 묶는 마차의 형태에 벗어나 짐을 보관할 트렁크를 달기 시작하면서 세단은 기본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SUV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0년 동안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SUV로 기울었습니다. IEA(국제 에너지 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 SUV의 글로벌 주요 시장 점유율은 17%였습니다만 2019년에는 41%로 훌쩍 뛰어올랐습니다.
시장 변화가 흥미롭습니다. SUV 선호도가 줄곧 높았던 미국 시장에서의 SUV 점유율은 2010년 27%, 2019년 50%입니다. 한편 2010년의 유럽 시장은 SUV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10%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2019년에는 36%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SUV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요.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입니다. 2020년 160만 7,000여 대의 자동차가 팔렸고 이 중 68만 대가 SUV와 RV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SUV보다는 세단에 더 마음이 갑니다. SUV가 높은 좌석과 넓은 시야, 넓은 실내와 유용한 공간 활용성을 자랑하듯 세단 또한 특유의 매력이 있거든요.
게다가 SUV의 인기는 세단 시장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다들 SUV를 우선시하는 시대에서 세단이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흔들 특별한 요소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화려하게 다듬은 세단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요.
하지만 폭스바겐 파사트 GT는 정공법을 내세우는 담백한 세단입니다. 화려함은 상위 모델인 아테온의 역할이니 상대적로 부담이 덜한 걸까요? 파사트 GT는 직선 위주의 간결한 스타일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심심하지 않아요. 곳곳에 날렵하게 그은 선 덕분에 스포티한 멋이 살아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집안 내력입니다. 1973년 처음 등장한 1세대 파사트부터 8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이르는 지금까지 늘 파사트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했습니다.
간결한 디자인 구성은 실내에서도 이어집니다. 에어컨 송풍구의 금속 장식이 검은색 트림과 이어지는 디자인은 전면 그릴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드는 수법입니다. 한편 그 아래를 채운 알루미늄 트림은 깔끔하게 정돈된 인상을 남깁니다. 폭스바겐은 다양한 기능을 담아도 담담하게 풀어내는 스타일입니다.
디지털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터치형 에어컨 조작부의 구성은 디지털적인 인상이 강한 요소인데도 주변을 간결히 다듬은 덕분에 튀지 않아요. 차분한 이미지가 강합니다.
좌석에 앉으면 세단 특유의 낮은 엉덩이 위치를 실감하게 됩니다. 확실히 낮게 앉는다는 기분이 들어요. SUV의 시트 포지션이 높게 앉아 멀리 본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면, 세단은 낮게 앉아 달린다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뒷좌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매끄러운 포물선을 그리는 지붕 때문에 머리 공간이 살짝 신경 쓰이기는 합니다.
SUV를 고르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트렁크 공간이죠. 허리를 세운 채 짐을 싣고 내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하지만 트렁크 높이가 낮아 허리를 숙여야 하는 점만 이해한다면 세단의 트렁크 공간도 만만치 않습니다. 파사트 GT의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6L입니다.
티구안이 기본 615L, 7인승인 티구안 올 스페이스가 기본 700L인 것과 비교하면 적당한 편이죠. 그리고 뒷좌석을 접으면 적재 용량은 1,152L로 늘어납니다. 뒷좌석은 6:4로 접히며 가운데 커버를 열면 스키 같은 긴 짐도 충분히 실을 수 있습니다.
파사트 GT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의 힘을 내는 2.0 TDI 엔진에 7단 자동 듀얼 클러치(DSG) 변속기를 맞물립니다. 앞바퀴 굴림이 기본이고 폭스바겐의 네 바퀴 굴림 구동계인 ‘4 모션(MOTION)’을 적용한 모델도 있습니다. 시승차인 파사트 GT 2.0 TDI 프레스티지는 안정적이며 가속페달을 힘주어 밟을 때마다 호쾌하게 가속하는 맛이 뛰어납니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7.9초, 최고속도는 시속 236㎞입니다.
파사트 GT의 진짜 매력은 장거리 주행에서 드러납니다.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삼키면서 안정적으로 달릴 때 만족감이 큽니다. 세단은 SUV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달리는 자동차는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육중한 차체를 서스펜션으로 받쳐 노면 충격과 관성을 흡수하며 달리죠. 이는 진자(펜듈럼) 운동과 비슷합니다. 중심축에서 멀리 무게추를 둘수록 진자의 운동 범위가 늘어나듯 무게중심이 높은 자동차는 흔들림이 커집니다.
지금의 SUV는 서스펜션, 액티브 안티롤바 등 기술을 통해 이를 철저하게 보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적인 부분에서는 세단이 확실히 유리합니다. 게다가 더 가볍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연료 효율성 부분에서도 유리합니다. 파사트 GT의 공인연비는 복합 14.9㎞/L, 도심 13.4㎞/L, 고속 17.4㎞/L로 비슷한 차급의 SUV와 비교하면 높은 편입니다.
낮은 무게중심, 가벼운 무게의 이점은 굽잇길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파사트 GT의 핸들링은 ‘정확하다’라는 표현이 걸맞습니다. 굽이진 코너에서 스티어링 휠을 잡아채도 평형을 유지하며 의도한 대로 정확하게 방향을 바꿉니다. 군더더기 없이 날렵하게 움직이며 운전자의 자신감을 북돋는 차예요.
이처럼 세단의 장점인 안정적인 승차감, 경쾌한 움직임, 높은 연료 효율성 등은 달릴 때 오롯이 드러납니다. 운전의 만족감을 위해서라면 세단을 고를 이유가 분명하지요. 높은 수준의 기본기를 자랑하는 파사트 GT에 마음이 가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달리지 않아도 드러나는 이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세단은 같은 차급의 SUV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저처럼 세단을 좋아하신다면 굳이 SUV로 마음을 돌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운전의 즐거움과 가격의 이점 모두 챙길 수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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