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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2022 기아 K3, 탄탄한 기본기
    CAR 2021. 7. 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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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한 기본기 속 알찬 변경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승용차 K3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내 외장을 일신하고 디지털화를 통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강화 등이 포인트다. 내비게이션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커넥티비티 기능 강화도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엔진의 숙성도 이루어져 있다. 2022년형 기아 K3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지금 기아의 이슈는 브랜드의 독립과 브랜드 파워의 강화다. 현대자동차와 합병한 지 20년이 넘은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제품이 그만큼 독창성을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기아는 지금 브랜드 전체를 리셋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새로운 로고와 스타일링 디자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선 보인다. 최근 등장한 K8이 그렇고 배터리 전기차 EV6도 시대를 앞서가는 내용으로 새로운 기아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했고 당시 250만 대 수준이었던 것이 2016년 800만 대까지 치고 올라가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했다. 물론 중간에 중국 이슈 등으로 인해 다시 600만 대 규모로 하락했지만, 지금은 폭스바겐과 도요타, GM과 함께 4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위 네 개 회사의 구성은 모두 다르다. 폭스바겐은 14개에 달하는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고 배터리 전기차에 올인하고 있다. 도요타는 여전히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목표로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소 에너지의 사용을 확대하는 등 자신들만의 타임라인으로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GM은 전기차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했다는 점은 폭스바겐과 같지만 픽업트럭과 SUV 등 대형차 위주의 라인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물론 공통점은 세 개 회사 모두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폭스바겐이 가장 높고 GM이 그다음이며 도요타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와 기아 등 두 개의 양산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로 구성된 현대차 그룹은 전동화에서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를 동시에 육성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4대 업체 모두가 전기차로 간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모두가 탈 탄소화, 다시 말해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지리적 환경에 따라 조건은 다르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20세기 말에 그랬듯이 글로컬라이제이션이 더 절실한 상황이 됐다. 그 이야기는 여전히 천차만별인 환경규제와 사회적인 분위기 차이에 따라 다양한 타입과 장르의 모델이 필요하고 파워트레인도 내연기관부터 수소 연료전지차까지 모두 라인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목표는 아니지만 당장에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에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단 수난 시대임에도 SUV의 라인업 확대와 더불어 기존 세단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여전히 제네시스 세단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준중형 세단 K3도 상급 모델과 다르지 않은 독창성을 위해 스타일링 디자인과 디지털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반떼에 밀리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은 나름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어느 전문가의 말대로 세단의 부활이 다시 도래할지도 모르지만, 그보다는 기아라는 브랜드를 뚜렷이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당장에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고개를 돌리고 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K8의 파격적인 변화와 K3의 진화도 그런 측면에서 소비자들과 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21세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레거시 미디어는 힘을 잃은 지 오래됐고 뉴 미디어로 평가받는 유튜브도 클릭 수가 많을지는 모르지만 그를 통한 자동차의 소개가 일반화된 지금 그로 인해 과거와 판매 상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는지는 분석할 필요가 있다.

    어느 미디어 평론가는 가볍게 만든 콘텐츠와 심사숙고해 깊이 있는 분석을 하는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한다. 신뢰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동차라는 콘텐츠도 신뢰성이 있어야 브랜드 파워가 높아지고 결과는 제품 판매로 이어진다.

     

    성능도 인정받고 독창성도 강조되어 보이며 그 배경인 헤리티지마저도 브랜드 파워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려면 시류를 쫓아가는 것보다는 주도를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특히 전자기 기화되어 가는 시대에 제품에 대한 차별화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terior & Interior

    선과 면의 조합으로 만들어 내는 경우의 수는 끝이 없다. 수없이 많은 뉴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똑같은 것은 없다. 다만 몇 가지 틀은 있다. 직선 위주의 선을 주로 하느냐 억양을 살리느냐, 또는 강한 캐릭터 라인으로 주도하느냐 등이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형상(Form)으로 전체를 표현하기도 하도 디테일로 아이콘을 만들어 끌고 가기도 한다. 그것을 두고 보수적이다, 공격적이다, 우아하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해 구분한다.

     

    더 많은 예가 있겠지만 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은 앞 얼굴이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 헤드램프 등의 그래픽으로 새로움을 만들어 낸다. 거기에 크롬이 가미되고 블랙이 추가되면서 고급성과 스포티함이 만들어졌다. 오늘날은 여기에 빛이 추가됐다. 아우디가 LED를 가장 먼저 사용했지만, 지금은 모든 브랜드가 빛으로 의사소통을 하려 하고 있다.

    그 빛을 그릴과 통합하고자 하는 시도가 기아 모하비가 있었고 현대 그랜저로 이어져 최근 기아 K8도 같은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수입차들에도 이제는 일반화되는 추세다.

     

    K3는 헤드램프를 그릴과 통합하지 않고 유닛 안쪽에 LED를 사용하고 있다. 헤드램프를 중심으로 위아래 각각 세 개의 선을 사용한 것이 도드라진다. LED는 그만큼 다양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고 있고 그 변화는 끝이 없다.

    신형 K3는 호랑이 코를 모티브로 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그 좌우에 분리된 형태의 헤드램프, 그리고 아래쪽의 에어 인테이크라고 하는 전통적인 문법을 채용하고 있다.

     

    K8처럼 파격적인 변화는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만큼 안정적인 분위기로 만인을 위한 패밀리카의 문법을 고수하고 있다. 측면과 후면 모두 결국은 스포티함을 위한 선과 면의 사용으로 요약되어 있다. 그 미묘한 차이로 차폭이 더 넓어 보이고 자세가 안정되어 보인다. 멀티 스포크 휠은 스포티함을 위한 수법이다.

     

    인테리어에서는 아날로그에서 풀 디지털로 바뀐 계기판과 10.25인치로 더 커진 센터 플레이 디스플레이창이 변화의 요체다. 돌출형 디스플레이창 아래 터치 스위치로 작동 감을 높였다. 스티어링 휠 뒤 계기판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다.

     

    가운데 정보 표시내용이 상급 모델만큼 다양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것은 다 있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것이 또 다른 차원으로 진화한 것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 EV6다. 전혀 다른 그래픽을 사용해 디지털 시대를 리드하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운전석은 10웨이 전동 조절식. 히팅은 물론 쿨링 기능까지 있다는 점은 지금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내용이다. 3년 전 데뷔 당시 리어 시트는 폴딩이 되지 않았으나 시승차는 트렁크 좌우에 있는 레버를 당겨 40 : 60으로 분할해 접을 수 있다. 레버식 주차 브레이크가 전동식으로 바뀐 것도 보인다. 세부적인 부분까지 배려하는 차 만들기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의 진화다.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 내차 위치 공유 서비스, 후석 취침 모드, 차량 내 간편 결제(기아 페이)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파워트레인

    엔진은 2017년 현대차 그룹이 개최한 국제 파워트레인 콘퍼런스를 통해 발표해 K3에 가장 먼저 탑재했던 스마트스트림 G 1.6 한 가지. G 1.6 T-GDi 가솔린과 디젤 D 1.6은 이번에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대신 슈팅 브레이크를 표방하는 K3 GT에 1.6 T-GDi가 탑재되고 이때 변속기는 7단 DCT다.

    변속기는 출시 당시 새로 개발한 무단변속기 IVT 그대로다. 1.6 터보 엔진은 DCT와, 논 터보 버전은 무단변속기와 조합된다. 8단까지 수동 모드가 있는 무단 변속기 IVT는 주행 상황에 따라 유압의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해 변속비 폭을 확대시키는 변속기 스팬 풀리 시스템이 적용됐다. 벨트는 금속 체인이다. 드라이 모드가 기존 컴포트와 에코, 스마트에 더해 스포츠 모드가 추가됐다.

    시승차는 G 1.6 가솔린 사양으로 최대출력 123마력/6,300 rpm, 최대토크 15.7kg, m/4,500 rpm을 발휘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1,750 rpm 전후. 3년 전에는 1,900 rpm이었다. 그만큼 운전자의 습성에 따라 연비 성능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레드존은 6,500 rpm부터로 같다. 스포츠 모드 외에는 클러스터에 레드존 표시가 없는데 풀 가속을 하면 끝부분에서 레드존 표시가 나타난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 직전에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80km/h에서 3단, 11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무단변속기를 자동변속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예는 인피니티 Xtronic CVT 등 몇 가지가 있다.

     

    실렉터 레버를 S모드로 놓고 수동 모드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와인딩 등에서 엔진 회전을 높여 치고 나갈 때 이런 기능은 유용하다. 무단변속기는 기본적으로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변화를 통해 달리기의 맛을 더 할 수 있다.

    시내 주행 시의 감각부터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 우선이다. 오른발에 다가오는 토크감도 기존 가솔린 엔진에 비해 두텁다. 디젤 엔진보다 상대적으로 낮지만 1,500~2,000 rpm 사이에서 거의 모든 속도 역을 커버해 준다. 시프트 히스테리도 없다. 소음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배기량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속 시의 부밍음도 거의 없다. 이제는 풍절음이라는 얘기도 더 하지 않는 시대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을 꾸준히 끌어올려 준다. 고속 역으로 올라가면 배기량의 한계가 나타난다. 워낙에 직분사 터보차저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통상 주행에서는 파워 부족을 느낄 수 없다. 엑셀 워크에 대한 반응도 무난하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답답한 느낌이 없이 전진해 준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CTBA(Coupled Torsion Beam Axle). CTBA는 가볍고 부품수가 적어 공간을 덜 차지하기 때문에 채용이 느는 추세다. 댐핑 스트로크는 중간 수준. 과거에 부드러운 승차감을 좋은 승차감이라고 했던 적이 있는데 요즘 등장하는 기아차는 그런 면에서는 지적할 것이 없다. 엔진의 진화에 비해 발전 속도가 더디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차체 중량 배분의 조정이라든지 각종 전자제어 기술을 통해 자세를 잡아 주는 시대이기 때문에 무디어진 탓도 있을 것이다.

    핸들링 특성은 언더 스티어. 원심력이 뚜렷하다. 그럼에도 와인딩에서 스티어링의 조타에 반 박자 늦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직설적이지는 않다. 물론 패밀리카로 사용할 때 그런 수준의 조작을 하는 예는 없겠지만 주행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고속 역에서의 직진 안정성도 발군이다. 오늘날에는 롤링이나 피칭, 요잉이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세 제어는 발전을 이루었다. 과도한 조작을 했을 경우에 차이가 날 수는 있겠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염려는 접어 두어도 좋다. 여기에서도 알버트 비어만 등 저먼 어벤저스들의 기여도가 아주 높다.

    3년 전 데뷔 당시 ADAS 장비를 만재한 것에 대해 평가했으나 이제는 적어도 현대차와 기아의 모델들은 당연한 장비가 됐다. 스마트 크루즈 컨터롤을 비롯해 운전자 주의 경고, 고속도로 안전 구간 자동 감속, 전방 충돌 보조, 전방 충돌 경고, 후측방 충돌 경고음, 후방 교차 충돌 경고 등 기대 이상의 장비들이 채용되어 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안전 하차 경고 등이 추가됐다.

    ACC를 ON 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0초 후에 오른쪽 클러스터에 경고 메시지가 뜬다. 다시 10초 후에는 경고음이 동반된다. 그리고 약 30초가 지나면 고속도로 주행 보조장치(HAD)가 해제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기능이 정지된다. 다시 활성화하려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3년 전 시승 시 앞으로는 시승의 주안점이 주행성보다는 이런 ADAS 장비의 반응도를 확인하는 쪽으로 흘러갈 것 같다고 했었는데 그다지 괄목할만한 변화는 없다. 모든 전자 기기가 그렇듯이 어느 순간 퀀텀 점프를 할지 모르지만, 완전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이 멀다는 것이 더 분명해졌다는 것이 최근의 상황이다.

    오랜만에 작은 차를 시승하면서 넓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특히 한국의 소비자들은 큰 차에 목을 매는 상황이지만 K3의 운전석에서 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뒷좌석이 상대적으로 중대형차에 비해 좁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곳에 탑승하고 운행하는 차가 도로 위에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차에 짐을 많이 싣고 다니지도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20세기에도 했지만, 한국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크고 비싼 것만을 찾고 있다.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무책임도 있다는 것은 지적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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