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중국이 김치를 훔쳐갔다, 중국 유튜버 영상에 등장한 김치/김치찌개
    ETC 2021. 1. 11. 07:55
    728x90
    반응형

    중국의 한 인기 유튜버가 김치를 담그고 찌개를 끓이는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다. 난데없는 중국 유튜버의 김치 관련 콘텐츠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공정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유명 크리에이터 리즈치(李子柒)는 9일 오후 ‘라이프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 무의 삶 (The last episode of the “Life Series”: The life of white radish)’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구독자 1400만 명을 보유한 리즈치의 해당 영상에는 배추를 수확해서 소금에 절이고 속을 넣어 항아리에 넣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한 요리 과정 중 독에서 꺼낸 김치를 썰어 고기를 넣고 김치찌개를 끓이는 모습까지 나온다. 설명이 없으면 한국인 유튜버가 만든 영상으로 착각할 정도다. 해당 영상은 업로드 6시간 만에 조회 수 70만을 돌파했고 ‘좋아요’는 9만 2000을 넘겼다.

    특히 영상의 제작 의도를 의심케 하는 것은 공개되지 않은 해시태그에 있다. 영상에 숨은 비공개 해시태그에는 ‘中國美食'(중국음식), ‘中華傳統文化'(중국전통문화), ‘Chinese food’, ‘中国风'(중국풍) 등의 단어가 포함돼 있다. 중국 음식 문화의 일부라면서 김치를 영상에 넣은 것이다.

    중국 김치가 국제 시장표준?

    1990년생인 리즈 치는 쓰촨 성 핑우현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음식 및 전원생활에 관한 영상을 올리며 인기를 얻었고,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인 크리에이터 중 하나로 떠올랐다. 1400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구독자 외에도 웨이보 팔로워 2723만 명, 페이스북 팔로워 408만 명을 보유하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명세를 타고 있다.

    리츠지의 영상에 갑자기 김치가 등장한 것에는 의도가 있다고 추정된다. 최근 벌어졌던 ‘파오차이’(泡菜) 문제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쓰촨 성에서 유래한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중국의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는 기사를 냈다.

    그러나 파오차이는 만드는 방식과 형태에서 피클에 가까운 음식으로 구분된다. 파오차이는 산초와 바이주(白酒)가 들어간 소금물을 사용해 만들며 유산균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김치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 정부조차 ISO에 제출한 문서에서 파오차이의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또한 김치는 지난 2001년에 UN 국제 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국제표준으로 인정된 바 있다. 오히려 파오차이가 20년 늦게 국제 표준화에 나선 셈이다. 영국 BBC의 경우 환구시보의 해당 기사를 두고 ‘오보(false report)’라는 표현을 쓰며 한국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리즈치=중국 공산당

    최근의 파오차이 관련 논란을 고려할 때, 쓰촨 성 출신의 유명 유튜버가 김치를 다룬 것을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 당국이 일찍부터 리즈치의 높은 인기와 영향력에 주목했다는 정황은 많다. 지난 2018년 중국 공산당은 리즈 치를 ‘뛰어난 젊은 네티즌’이자 ‘중국 젊은이들의 롤모델’로 선정했다. 또한 2019년 9월 시사주간지 인민일보는 리즈치에게 ‘인민선택상'(People ‘s Choice Award)을 수여했고, 공산당 청년동맹은 그녀를 농촌 청년들의 ‘경제력 강화 프로그램 홍보대사’로 임명한 바 있다.

    따라서 리즈치의 영상에 김치 장면이 삽입된 것에는  중국 공산당의 요구나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파오차이를 ‘김치의 표준’이라고 떼쓰는 중국으로서는 해외에 많은 팬을 확보한 리즈치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실제로 영국의 가디언지는 리즈치에 관한 기사에서 “수십 개의 정부 부처가 10년 동안 (대외) 선전 프로젝트에 투입됐지만 리즈치보다 못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도 해도 너무한 중국

    리즈치의 영상으로 드러난 중국의 ‘김치공정’은 동북공정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 여러 소수 민족을 하나로 통합하고 동북지역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는 동북공정은 이제 역사를 넘어 우리의 문화 전반을 넘보고 있다.

    최근 중국은 김치를 포함해 한복, 아리랑, 판소리, 심지어 상추쌈까지 자국의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제 ‘문화 공정’으로 넘어가는 단계인 셈이다. 앞으로도 중국의 움직임은 더 노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빠르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728x90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