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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M1칩이 대단한 이유, MS의 실패를 통해 돌아볼 수 있다.
    APPLE 2020. 12. 2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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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2017년 6월이었다.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에 밀려 1% 이하 점유율을 보이며 모바일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타계책으로 ARM(암) 윈도우10 카드를 꺼냈다. 퀄컴과 연합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그해 말 퀄컴 스냅드래곤 835에서 작동되는 윈도우10 ‘윈도 RT’ 기기 출시를 예고하며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려 애썼다. 인텔과의 밀월(이른바 윈텔)을 뒤로하고 던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승부수는 사실상 실폐로 끝났다. 작동 애플리케이션은 적었고 그마저도 느렸다.

    윈도우 RT와 시뮬레이터

    오늘날 모든 컴퓨터에는 인텔이 개발한 ‘x86’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윈도우와 그 위에서 작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은 x86 ISA(명령어 집합 아키텍처)와 호환성을 갖는다. 스냅드래곤835는 암 아키텍처이고 따라서 기존 윈도우용 애플리케이션은 에물려이터라는 변환 작업을 거쳐야 작동이 된다. 에뮬레이터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단, 에뮬레이션을 실행하는 데 엄청난 하드웨어 리소스가 필요했고, 완벽하게 작동된다고 믿기 어렵다. 게임이나 워크스테이션급의 리소스를 많이 필요로 하는 앱 작동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에뮬레이션을 통해 일반 데스크톱 앱이 실행되기 때문이다.

    서피스RT는 작고 가벼웠지만 인텔 칩과 호환되지 않는 윈도우 스토어에서 찾을 수 있는 윈도우RT 전용 앱만 설치할 수 있었다. 번들이나 어도비 포토샵,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같은 윈도우RT에 최적화된 앱 이외에는 어떤 데스크톱 앱도 실행되지 않았다. 결과는 대 실패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RT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년 10월 공개한 암 커스텀 칩의 ‘서피스 프로 X’다. 서피스 프로 X는 흑역사 ‘서피스 RT’ 실패를 교훈 삼아 완전한 PC 아키텍처로 탈바꿈시켰다는 마이크로소프트 말대로 항상 연결되어 있는 ‘올웨이즈 커넥티드(Always Connected) PC’ 구상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됐다.

    마소는 포기하지 않는다

    얇고 가벼운 디자인의 서피스 프로X는 퀄컴과 공동 개발한 커스텀 칩 위에서 윈도우10 홈과 프로 버전이 작동한다. 새로운 칩 이름은 ‘Surface Qualcomm 1’ 첫 글자를 딴 ‘SQ1’이다(2020년 버전은 SQ2). 마이크로소프트는 발표 당시 SQ1 칩이 탑재된 서피스 프로 X는 ‘서피스 프로 6’ 3배 수준의 처리 속도를 기대할 수 있으며 배터리는 완전히 충전되면 13시간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LTE 모뎀을 갖춰 충분한 배터리 지속 시간, 즉각적인 부팅, 지속적인 연결성 등 올웨이즈 커넥티드 PC를 구현하는 조건 모두 만족한다.

    서피스 프로X는 이론적으로 윈도우10에서 작동되는 모든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조건이 붙는다. UWP 앱은 네이티브로 구동하고, Win32 앱은 에뮬레이터로 구동한다. 엑셀, 파워포인트는 물론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앱을 포함한 모든 윈도우 호환 앱이 정상 작동한다. 슬픈 건 인텔이나 AMD 칩용으로 만들어진 앱은 “이번에도” 에뮬레이터 해서 작동된다는 점이다. 애뮬레이션은 외국어로 말하는 것과 같다. 소통할 수 있지만 모국어만큼 편하진 않다. 암 칩은 인텔이나 AMD 칩용으로 개발된 앱을 유사하게 동작시키지만, 프로세서가 이해할 수 있는 코드로 번역해야 하기에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

    <더버지>는 서피스 프로X 2020년형 리뷰에서 “작년 모델보다 스포티파이 실행은 빨라졌지만 앨범 아트 렌더링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드롭박스 탐색기는 윈도우 스토어 앱을 설치해야 작동된다.”라며 완전하지 않은 앱 호환성을 짚었다. 1년 전 모든 앱을 서피스 프로 X에서 작동되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어도비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2017년 첫발을 뗀 마이크로소프트의 암 윈도우 도전은 실패한 현재 진행 영인 셈이다.

    M1의 등장

    애플의 암(M1)칩 맥은 마이크로소프트 행보와는 너무 판이하다. 11월 11일 공개 후 짧지만 매우 인상적인 모습이다. 애플이 발표 당일 윈도우PC와 맥의 같은 점과 차이점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이해되는 지점이다. 애플은 당시 암 기반 M1 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CPU 코어와 애플이 만든 것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와트당 성능을 눈에 띄게 개선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었다.

    <맥루머스>는 M1 맥이 가공할만한 멀티태스킹 능력을 갖췄다 평가했다. ‘긱벤치’에서 8코어 CPU/GPU가 탑재된 M1 맥북에어 기본형은 싱글코어 1722점, 멀티코어 7535점을 획득해 각각 871점, 3786점을 얻은 인텔 맥북프로를 두 배 가까이 앞섰다. 오픈 CL 점수 또한 M1 맥이 19305점을 받아 인텔 맥북프로(6962점)와 상당한 격차를 만든다.

    파이널 컷 프로에서 10분 분량의 4K 동영상을 내보낼 때 M1 맥은 4분 53초, 인텔 맥은 6분 47초가 각각 소요됐다. 이 작업을 M1 맥은 조용하고 빠르게 처리한 반면 인텔 맥의 펜은 굉음을 울부짖었다는 후문이다. 50여 개 앱을 연속 실행하는 멀티태스킹 실험에서도 M1은 앱 실행과 창 열기 및 단기를 포함한 모든 과정이 빠릿빠릿했다. 인텔 맥은 힘겹게 마무리한다.

    배터리 지속 능력도 인상적이다. M1 맥북에어 기본형에서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줌 회상회의 후 확인한 배터리 소비량이 17%를 가리켰다. 36분 추가 화상회의 후 확인했을 때는 7% 감소해 결과적으로 시간당 10-13%가량 소비됐다. 에뮬레이터 ‘로제타 2’ 환경에서 도출된 값이기에 특히 인상 깊다. M1 맥은 암 칩 서피스 프로 X와 마찬가지로 네이티브 코드를 사용할 수 없는 애플리케이션은 에뮬레이터(로제타 2)로 실행한다. 앞서 배터리 지표에서 언급된 줌이 대표적인 경우다. 기대 이상의 변환 성능을 보여준 M1 맥의 네이티브 전환 속도는 마이크로소프트 진영과 비교불가다.

    ‘시네벤치’, ‘픽셀메이터 프로’, ‘어피니티’, ‘디제이 프로 AI’ 등 다수의 앱이 M1 최적화를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회상회의 ‘줌’은 네이티브 작업을 마쳤고 어도비는 11월 ‘포토샵’ 네이티브 베타 버전을 공개한 데 이어 12월 22일 ‘프리미어 프로’, ‘프리미어 러시’, ‘오디션’ 공개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어피니티 개발사 세리프는 “어피니티 네이티브 앱은 M1 아키텍처, 특히 CPU와 통합된 고성능 GPU를 활용하는 수천 개의 픽셀 레이어, 벡터, 텍스트가 포함된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성능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M1 맥은 전작과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애플이라는 브랜드와 맥이라는 라인업 모두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암칩 윈도우와 대비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은 거의 2년 동안 별다른 암 기반 윈도우용 칩을 발표하지 않았다. 최근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64비트 x86 에뮬레이터는 베타 단계이므로 아직 성공 여부를 확실히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기적적인 조합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암 칩 윈도우와 애플 M1 맥 사이의 까마득한 간격의 메움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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