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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리뷰] 올 뉴 그랜저 3.5 AWD, 완벽함과 호불호의 사이
    CAR 2022. 12. 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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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봐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디자인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 새로운 3세대 플랫폼과 5,035㎜까지 키운 체격, 다른 현대차 라인업엔 없는 새 장비를 갖춰 출사표를 던졌다. 실제, 신형 그랜저의 주행 질감은 아주 매끄럽고 차분했다. 다소 가벼웠던 조향 감각은 묵직하게 변했고, 마스크와 장갑 등을 살균할 수 있는 센터 콘솔과 원격진단 서비스와 같은 신기술도 눈에 띄었다. 단, 확실한 단점 두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40㎜’. 현대 그랜저와 제네시스 G80의 리치 차이다. 그랜저가 더 길다. 이유가 있다. 제네시스가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하면서, 현대차에겐 과거 1세대 그랜저와 같은 실질적인 기함이 필요했다. 그래서 세대 거듭하며 점점 젊어진 그랜저를 초대 모델처럼 다시 어른스럽게 다듬었다. 성숙 또는 숙성, 이번 그랜저는 두 키워드가 모두 부합하는 모델이다.
     
    신형 그랜저의 제원표를 살펴보면, 당당히 기함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5,035㎜의 차체 길이는 이전 그랜저뿐 아니라 1999년, 다이너스티의 후속으로 등장했던 1세대 에쿠스(5,065㎜)와 거의 비슷하다. 차체 너비와 높이, 휠베이스는 심지어 에쿠스보다 크다. 이젠 준대형 세단보단 플래그십 대형 세단으로 부르기에 손색없다. 소나타보다 조금씩 큰 연년생 형님보단, 맏형 이미지로 확실하게 변했다.
     

    중후하고 차분한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


    신형 그랜저의 실제 모습은 이미지만큼 파격적이지 않다. 달라진 ‘위치’에 걸맞게, 오리지널 그랜저처럼 더 중후한 모습으로 거듭났다. 각 잡힌 벨트 라인과 가로로 길게 뻗은 LED 주간주행등, 네모반듯한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의외로 차분하게 다가온다. 덕분에 가볍고 산뜻한 흰색보단 어두운 검은색 컬러가 디자인과 잘 어울렸다. 조금 식상한 말이긴 한데, 역시 플래그십 세단은 블랙이 ‘딱’이다.
     


    이번 그랜저의 핵심은 옆모습. 뒷바퀴를 굴리는 제네시스 라인업처럼 비율이 역동적이진 않지만, 중후하고 기품 있다. 트렁크 쪽으로 가면서 벨트 라인을 치켜 올렸던 과거 그랜저 HG, IG와 달리, 수평으로 차분하게 이으면서 단단하고 굵직한 C필러로 매듭지었다. 이를 통해 기함다운 단정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2열 뒤쪽에 자리한 길쭉이 창문은 1세대 모델의 향수를 자극한다. 윈도 몰딩과 엠블럼, 휠 등을 모두 검게 칠한 ‘블랙잉크’ 패키지는 의외로 텁텁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미제 머슬카의 한국식 해석 같다고 할까.
     

    시승차의 실내 컬러는 블랙. 최근 밝은 색 인테리어가 눈에 띄게 늘어서인지, 검은색 인테리어가 차분하고 멋스럽게 다가온다. 최근 현대차의 실내 디자인은 수준이 굉장히 높다. 이번 그랜저의 경우, 1세대 모델을 오마주한 클래식 요소를 첨단 장비와 조화롭게 버무렸다. 특히 앞 좌석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네 가지였다.
     


    첫째는 모니터 우측 패널 디자인이다. 사진 상으론 평평한 면이 쭉 뻗은 듯 보이는데, 실제로는 마치 전통가옥의 지붕 밑 처마처럼 입체적인 굴곡을 지녔다. 속에 스민 무드램프 또한 과하지 않다.
     
    둘째는 착좌감이다. 방석 길이뿐 아니라 사이드 볼스터 등을 체형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특히 도어 암레스트 너비가 넉넉해 편안하다. 또한, 뻔한 마름모 형태의 퀼팅 박음질 등을 넣지 않고, 클래식한 분위기의 패턴을 심은 점도 좋다. 오래전, 우리 교장 선생님이 타던 각 그랜저 이미지가 희미하게 스친다. 중후하고, 고급스럽다.
     
    셋째는 센터콘솔 내 자외선 살균 시스템. 캘리그래피 트림에 들어가는 장비인데, 값어치는 확실히 한다. 마스크와 장갑, 자동차 키 등을 이곳에 넣으면, ‘광촉매 모듈’로 살균하고 유해가스 등의 냄새 유발물질도 제거한다. 운전하는 동안 깔끔하게 살균하고, 차에서 내리면 깨끗한 마스크 쓰고 바깥 활동하라는 뜻이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의외로 만족스러웠다. 한국 가전제품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이 들어와, 국산차의 강점을 극대화한 느낌이다.
     

    넷째는 송풍구 아래 공조장치 조작 패널. 아날로그 방식을 빼고 10.25인치 모니터를 통째로 심었다. 그런데, 조작이 불편하진 않다. 모니터 각도가 완만해 주행 중에도 보기 편하다. 또한, 모니터를 터치했을 때, 소리뿐 아니라 진동으로도 ‘피드백’한다. 마치 물리 버튼을 누르는 듯한 착각을 주는데, 각 버튼의 간격도 큼직하다. 그래서 불편하지 않고 직관적이다.
     

    2열 머리 공간, 트렁크 공간은 다소 아쉬워


    지금부터는 뒷좌석 이야기. 서두에서 언급한 단점 두 가지 중 하나가 뒷좌석에 있다. 다리 공간과 소재의 구성은 나무랄 데 없다. 그러나 멋진 디자인에 양보한 결과, 2열 머리 공간이 전보다 줄었다. 물론 체형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는데, 구형의 쾌적하고 시원스러운 공간과 비교하면 다소 답답하다. 이는 제네시스 신형 G90의 변화와 똑 닮았다. 외모는 전보다 날렵하고 멋진데, 그만큼 공간에서 손해를 봤다.
     


    다음은 트렁크 공간. 두 번째 단점 역시 적재 공간이다. VDA 기준 트렁크 용량이 515→480L로 줄었다. 참고로 쏘나타 DN8의 용량이 510L이며, 기아 K8은 660L에 달한다. 2열 머리 공간과 마찬가지로 멋진 스타일에 타협한 결과일까? 신형 G90 역시 484→410L로 크게 줄었다. 디자인 팀이 실용적인 공간 설계에 조금만 양보해도 좋을 듯하다. 다만, 방음 설계는 수준급이다. 트렁크 안쪽 윗부분까지 방음 소재로 꼼꼼히 감쌌다. 1~2열 이중접합 차음 유리도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들어간다.
     

    새로운 골격


    신형 그랜저는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3세대 플랫폼이 들어갔다. 2019년, 소나타 DN8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뼈대다. 핵심은 저중심 설계와 충돌 안전성 강화, 그리고 경량화다. 이번 그랜저의 공차중량은 가장 가벼운 2.5L+18인치 휠 모델이 1,620㎏, 가장 무거운 3.5L+AWD+20인치 휠 모델이 1,800㎏이다. 전장 5m를 넘었지만, 3세대 플랫폼을 통해 무게 증가를 최소화했다.
     


    파워트레인 구성도 변했다. I4 2.5L 가솔린 스마트스트림 엔진을 기본으로, V6 3.3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은 V6 3.5L 가솔린 스마트스트림 엔진으로 바꿨다. 핵심은 분사 방식. 이번 그랜저의 가솔린 엔진은 이전 GDI 방식과 달리, 토요타 D-4S 엔진처럼 속도와 엔진 회전수에 따라 MPI(간접 분사)와 GDI(직접분사) 방식을 오간다. 아울러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4→1.6L로 배기량을 줄이면서 터보차저를 더했다. 출력과 연비 모두 개선했으며, 연간 자동차세 부담도 한결 적다.
     

    더 나은 고속주행 안정감


    새 플랫폼은 주행성능에도 영향을 미쳤다.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고속에서도 제법 묵직한 주행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크게 변화한 부분은 스티어링 휠의 감각이다. 이전 그랜저는 조향 답력이 지나치게 가벼웠다. 주차나 저속 주행 환경에선 좋지만, 고속에서도 가벼운 느낌이 지속했다. 그래서 안정감을 해쳤다. 반면, 신형은 저속뿐 아니라 고속에서도 꽤 묵직하다. 감각적인 부분에서 만족감이 괜찮았다. ‘쫀쫀한’ 운전대 답력 덕분에 전반적인 주행 안정감이 전 세대보다 확연히 좋다. 가장 기본 트림부터 랙타입 파워 스티어링(R-MDPS)을 심은 결과다.
     


    이번 그랜저 시승에서 가장 중요하게 체크할 부분은 3세대 플랫폼의 숙성 정도였다. 2019년 쏘나타를 시작으로, 신형 쏘렌토와 스포티지, 아반떼, K5, 투싼 등 현대차 그룹의 다양한 준중형~중형급 모델에 3세대 플랫폼이 들어갔다. 그런데, 그랜저와 동급인 K8에서는 조금 설익은 완성도를 보였다. 3세대 플랫폼 특유의 탄탄한 감각이 준대형급 차체에선 썩 조화롭지 못했다. 때때로 노면 충격을 투박하게 거르는 스포티한 감각은 어울리지 않았다.
     


    반면, 신형 그랜저는 조금 더 숙성된 느낌을 전한다. 탄탄한 감각과 부드러운 충격 흡수 능력을 조화롭게 양립시켰다. 물론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영향도 있다.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이용해, 전방 도로 상황을 스캔한 다음 댐퍼의 감쇠력을 시시각각 조절한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전반적인 주행 느낌은 3세대 플랫폼 특유의 경쾌함보단 이전 세대 G80(제네시스 DH)와 비슷한 묵직한 거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감각은 확실히 그랜저의 타깃 연령을 높였다는 생각이다.
     


    주행하면서 만족했던 또 다른 부분은 고속도로 주행보조 2(HDA2)였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차선 정 중앙을 예리하게 지킨다. 사이드미러로 확인한 차선 좌우 여백이 자로 잰 듯 똑같다. 여기에, 커다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주변 차들의 이동 모습까지 그래픽으로 띄운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가장 기본 트림부터 들어간 점도 마음에 든다.
     
    특히 좁은 주차공간을 들어갈 때, 신형 그랜저는 전후방 센서를 통한 거리 경고뿐 아니라 측면까지 경고를 한다. 3세대 초음파 센서를 심어 측방까지 경고 영역을 확대했다. 또한, 경고 표시 단계를 3단계에서 10단계까지 세분화해, 장애물의 위치를 더욱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아울러 K8 엔 없는 앞 좌석 센터 에어백을 추가해, 전반적인 안전 대책을 꼼꼼하게 세웠단 사실을 알 수 있다.
     

    신형 그랜저는 현대차 라인업 중 가장 진보한 기술을 지닌 모델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무선 업데이트(OTA)의 영역을 키웠다. 내비게이션 맵 데이터뿐 아니라 주요 편의기능까지 확대했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지 않아도 신기능을 지속적으로 수혈받을 수 있다. 또한, 원격 진단을 통해 고장 상태를 조기에 감지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진단 서비스’가 현대차 최초로 들어갔다.
     

    총평


    7세대로 거듭난 현대 그랜저. 다소 부족한 2열 머리 공간과 트렁크 공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이전 세대보다 좋다. 특히 묵직하고 차분한 거동과 다양한 안전 대책, 실용적인 편의 기능이 만족스러웠다. 명확한 타깃 설정과 명료한 제품 콘셉트, 그리고 그랜저의 오랜 헤리티지를 담은 구성으로 맺은 결실이다. 그래서, 어떤 차보다도 제품의 가치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가격 구성도 심플하다. 배기량 별로 트림과 옵션 구성을 다르게 했던 과거와 달리, ①프리미엄 ②익스클루시브 ③캘리그래피 등 딱 세 가지 트림으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여기에 소비자가 원하는 엔진만 고르면 된다. 물론 이전 모델보다 시작가가 높아 심리적 부담 역시 올라갔다. 다만, 가장 기본 모델에도 랙타입 파워 스티어링(R-MDPS)과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10 에어백, 풀 LED 헤드램프, 2열까지 갖춘 이중접합 차음 유리, 운전석 8방향 전동시트(요추 받침대 포함),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오토 홀드 포함), 2열 열선 시트 등이 모두 들어갔다. 여기에 필요한 한두 가지 옵션만 넣는다면, 이전처럼 충분히 ‘가성비’ 있게 탈 수 있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장점
    1) 확연히 개선한 고속주행 안정감과 조향 감각
    2) 다양한 안전 대책과 풍성한 편의장비
     
    단점
    1) 이전 모델보다 다소 줄어든 2열 머리 공간
    2) 마찬가지로 이전보다 작은 트렁크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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