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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벤츠 C300 AMG line의 매력
    CAR 2022. 7. 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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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C클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C클래스를 다시 만났다. 지난 시승 행사에서는 함께한 시간이 워낙 짧았기에 그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승에서는 C클래스의 진한 매력을 느껴보고자 마음먹었다.

     

     

    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세단 시장에 위기가 찾아왔다는 말이 들린다. 그런데 국산차와 수입차를 막론하고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차는 여전히 세단이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입차 시장에서 1위의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수입 승용차 등록 자료에 따르면 E클래스와 S클래스가 각각 1, 3위를 차지했고 C클래스는 출시하자마자 4위로 올랐다. 특히 C300 AMG 라인(이하 C300)은 4월 총 815대를 판매하며 단일 모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분명 C클래스가 처음 출시할 당시에는 높은 가격 책정으로 이곳저곳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엔트리 모델인 C200은 경쟁 모델인 BMW 3 시리즈보다 약 1000만 원은 비쌌고, C300의 경우 BMW 520i의 중간 트림보다도 비싸며 나아가 상위 모델인 E클래스의 엔트리 트림보다도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하위 차종의 최상위 트림이 상위 차종의 엔트리 트림보다 비싼 것은 흔한 일이다. 고객을 자연스럽게 상위 모델을 바라보게 만드는 판매 전략이기도 하며, 고객의 선택지를 다양하게 늘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조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판매 방식이다.

    어쨌든, C300은 판매량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 차를 구매하는 실질적인 고객들은 이러한 가격표를 수긍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점이 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을까? 이번 시승을 통해 느껴보아야 할 점이다.

     

     

    C클래스는 꽤 오래전부터 베이비 S클래스라고 불려왔다. 즉, S클래스의 크기를 전반적으로 줄인 느낌을 받도록 의도했다고 볼 수 있다. 차체의 비율,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의 디자인 등 S클래스와 나란히 세워놓으면 누가 보아도 한 가족임을 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다만 C300은 AMG 라인이기에 외부 디테일에서도 힘을 살짝 더 준 모습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그릴 가운데에 거대한 삼각별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작은 삼각별이 촘촘하게 심어졌다. 거리를 살짝 두고 이 그릴을 살펴보면 밤하늘에 떠 있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떠오른다. 유행했던 노래 가사처럼 ‘밤하늘에 펄’인 셈이다. 여기에 제법 공격적으로 다듬은 프런트 범퍼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19인치 휠은 촘촘한 스포크가 인상적이다. 작은 차체가 빈약해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시선을 살짝 위로 올리면 둥그스름하게 부푼 루프 라인이 보인다. 둥실둥실한 볼륨감이 느껴지면서도 간결하게 매만진 캐릭터 라인 덕분에 뚱뚱하게 보이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차체의 후면으로 시선을 돌려도 S클래스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벤츠 세단의 중요한 패밀리 룩인 리어램프의 형태가 S의 그것보단 조금 더 둥글게 다듬어져 있다. 또한 이전 시승에서도 살펴보았던 페이크 머플러의 디테일은 몇 번을 보아도 만족스럽다. 단순히 플라스틱을 조금 더 깊게 팠을 뿐인데 진짜 머플러처럼 느껴지도록 만든 디테일은 개인적으로 무척 칭찬하고 싶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로 베이비 S클래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세로형 디스플레이다. 11.9인치 LCD 디스플레이는 S클래스에서 느꼈던 충격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다만, 그 디스플레이가 그대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S클래스는 12.8인치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반면, C클래스는 그에 비해 크기가 조금 더 작고 디스플레이 패널 역시 비교적 저렴한 LCD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차이 때문인지 해상도가 살짝 더 낮은 것처럼 느껴졌다. 차의 급을 생각한다면 단점으로 지적할 부분은 아니다.

     

    휘황찬란한 앰비언트 라이트는 벤츠의 장기다. C클래스 역시 각 패널의 이음새와 송풍구에 화려한 빛의 향연을 담았다. 빛을 다루는 벤츠의 솜씨는 헤드램프에서도 느낄 수 있다. S클래스에 먼저 탑재되었던 디지털 라이트는 캄캄한 도로에서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다. 디지털 라이트는 헤드램프 하나당 130만 개, 총 260만 개의 마이크로 미러를 통해 빛이 굴절 및 조사된다.

     

    어두운 도로를 달리는 중 자동으로 상향등이 켜지는데, 앞서 주행하는 차들 혹은 마주 오는 차들을 향해서는 그 빛을 꺼버린다. 운전자의 시야에서는 그 부분만 검은 상자로 바뀌는 것처럼 보여 무척 신기하다. 가시거리 확보를 위해 상향 등을 켜야 하는 상황에서 주변 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끄고 켜는 동작을 수행할 필요가 없어 운전자 입장에선 한결 편안하다.

     

     

    2열 공간도 C클래스의 큰 매력 중 하나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넉넉한 2열 공간은 키 183cm의 기자 기준으로도 레그룸은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다. 비록 이전에 지적했던 것처럼 부족한 2열 편의장비는 여전히 불만이지만, 뒷자리에 승객을 태울 일이 많지 않다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에 더해 가끔 누군가를 태우더라도 넉넉한 공간 덕분에 서로 민망한 상황이 펼쳐질 걱정도 덜 수 있다. 이러한 2열 공간을 위해 1열 시트의 뒷면을 꽤 깊게 파놓았다. 1열의 시트 두께가 꽤 얇아진 셈인데, 그런데도 1열 좌석의 착좌감이 손해를 보았다는 느낌은 없다.

     

     

    C300은 숫자만 보면 펀카에 가깝다. 2.0ℓ 터보 가솔린 엔진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되는 M254 엔진이며 9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최고출력은 25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고 뒷바퀴를 굴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6초가 소요된다. 200마력 중반대 출력에 뒷바퀴 굴림이라면 마니아들이 딱 좋아하는 구성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탑재된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는 파워트레인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탑재되는 제너레이터를 통해 가속 시 최대 20마력의 힘을 보탠다. 이 덕분인지 차를 처음 출발할 때 엔진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가뿐하게 한 발짝을 내딛는 느낌이다. 또한 스탑 앤 고 시스템도 무척 부드럽게 조율됐다.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하는 상황에서 차가 채 멈추기도 전에 시동이 꺼지고, 다시 출발할 때는 앞서 말한 것처럼 가볍게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시동이 켜지고 꺼질 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충격 혹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 만족스럽다. 굳이 계기판을 보지 않는다면 시동이 걸리고 꺼지는 과정을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고출력 258마력은 작은 차체에 비해 넉넉한 출력이라 가속 페달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서도 원할 때는 충분한 가속력을 바탕으로 도로를 헤집어 놓을 수도 있다. 출력이 남아돈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이 차가 가진 잠재력을 쥐어 짜내면서 달리는 맛이 꽤 훌륭한 편이다. 스로틀 반응도 즉각적이며 터보가 스풀 업이 되는 시점에서 느껴지는 펀치력은 2.0ℓ 엔진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강력하다. 이 과정에서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통해 박력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만족스럽다.

     

    승차감은 대체로 편안함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세그먼트가 경쾌함을 주 무기로 삼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재미있게도 S클래스의 승차감을 흉내 내는 느낌인데, 그만큼 주행 시 느껴지는 안정감이 무척 마음에 든다. 편안함에 맞춰진 이유는 판매량을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전 세대 판매량의 58.6%는 여성 고객이 차지했는데, 대다수 운전자들이 다이내믹한 주행보다는 일상에서의 편안함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재미없는 차라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싶다. 평범한 주행에서는 한없는 편안함을 선사하지만, 앞서 말했듯 재미있게 달리고 싶다면 그 마음을 충분히 맞춰줄 수도 있는 자동차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역시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기가 출중하기 때문이다. 좌우로 헤집는 코너에서도 어리둥절하지 않고 스티어링의 방향을 정확히 따라온다.

     

    핸들링 성향은 언더스티어 성향이기에 코너의 진입 속도만 잘 맞춘다면 차를 다루는 난이도도 크게 어려운 편은 아니다. 만약 당신이 조금 흥분해서 오버페이스에 진입하더라도 각종 전자장비가 일찍부터 개입하여 진정시키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세팅이 재미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안전이 보장되어 있다는 느낌에 더 마음이 편한 편이다.

     

    브레이크는 차체를 다스리기에 충분하다. 고속에서 강한 제동을 걸어도 안정감을 잃지 않으며 브레이크 스티어 현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느낌은 적응이 필요하다. 처음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면 중간에 스펀지가 하나 있는 것처럼 푹신한 느낌이 먼저 든다. 때문에 브레이크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데 약간 불리한 편이다.

     

     

    처음 가졌던 의문으로 돌아와 보자. 815명의 소비자들의 C300에 지갑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대체할 차가 없다. 훌륭한 디자인과 인테리어, 운전자를 거슬리게 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는 훌륭한 기본기, 넉넉한 편의사양 등을 가졌는데 심지어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을 가지고 있다.

     

    벤츠를 생각했다면, 그것도 C클래스를 먼저 생각했다면 다른 곳으로 시선조차 옮기지 않고 구매하게 될 것 같은 상품성이다. 경쟁 모델보다 조금 비싼 가격표를 붙인 자신감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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