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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버그들, 개발과정에서 이미 일어날줄 알고 있었다. 사이버펑크 개발과정을 보자GAME 2020. 12. 16. 21:06728x90반응형
(2017년 당시에도 이미 채식 식단이 강제되는 상태였다)
예전부터 CDPR은 근무환경이 나쁘고 직원들의 이직이 잦은 것으로 유명한 회사였다. 게다가 업무가 제대로 문서화되지 않아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이직에 의한 업무 단절이 컸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 개발이 지연되고 마일스톤이 지켜지지 않은 결과, 따로 시간을 들여 프리렌더링 된, 혹은 스크립팅된 데모를 만들어야 했고 이건 개발 일정에 더욱 부담으로 돌아왔으며, 많은 개발자원이 낭비되곤 했다.
(2017년 당시에는 아직 없었던, 2018년 E3 트레일러. 결국 이 트레일러 내용은 게임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2012년에 사이버펑크 2020 IP를 구입 및 제작을 발표. 이를 바탕으로 고용한 20~30여명의 신규인원들과 개발을 시작했으나, 이후 수개월 동안의 작업물은 대부분 문서, 콘셉트 자료, 단순 프로토타입(대화 시스템, 걷기 등) 정도였다. 결국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더 끌기 위해 CD 프로젝트는 외주 트레일러를 제작했다.
하지만 이때 위쳐3 역시 개발 일정에 압박이 들어오는 상태였기에 사이버펑크를 개발하기 위해 입사했던 인원들은 "임시로" 위쳐 3 개발 지원에 투입되게 되었다. 2013년을 지나면서 사이버펑크 쪽 인력 거의 대부분이 위쳐 3으로 돌려졌는데
이 직원들은 (위쳐3 출시까지) 거의 3년간이나 자기가 입사 당시 원래 하려고 한 일을 못한 셈이 됐던 것.2014년 기준으로 사이버펑크는 거의 선반에 처박혀 있는 상태였으며, 작업 중인 것은 콘셉트 아티스트 몇과 이제 막 배정돼 작업을 시작한 스토리 작가들 정도였다. 나머지 개발진은 모든 여력을 위쳐 3에 투입하고 있었다.
2015년 위쳐3가 출시되었으며 예상 이상의 대박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작은 애드온 정도로 계획되었던 하츠 오브 스톤, 블러드 앤 와인 DLC의 규모는 대형 확장팩 수준으로 불어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가용인원 모두가 또 이 작업에 투입되었다. 동시에 CDPR은 스탠드얼론 게임 궨트도 개발을 시작한다. 초기 20명 정도의 소규모 인원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빠르게 70~80명 규모로 확대됐다.
사이버펑크의 개발이 마침내 재개된 것은 2015년 말로, 사이버펑크가 처음 공개된 이후 3년이나 지나서였고, 프로젝트는 아직도 콘셉트 단계였다. 여전히 핵심 멤버들은 위쳐 확장팩 개발에 매진 중이었고, 소규모의 팀만이 수많은 개발목표 리스트로부터 실제 게임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착수했다. 2015년에서 2016년까지, 이 소규모 팀은 간단한 게임 메카닉과 게임의 기반을 닦는 데 주력했다.
2016년 5월 위쳐3의 마지막 확장팩 블러드 앤 와인이 출시되었고, 다시 대성공을 거뒀다. 이 시점에서 사이버펑크에 대한 기대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올라가 있었고, CD 프로젝트는 이를 맞추기 위해 200명 규모의 추가 고용을 계획한다.
토리 초안과 게임플레이 프로토타입이 여러 차례 반려되었으나, 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야 할지 구체적인 디렉팅은 제시되지 않았다. 2016년, 개발팀은 레드 엔진 3이 사펑2077의 야망을 실현하는 데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레드 엔진으로는 사펑의 멀티플레이어, 수직적 공간 구조, 사이버스페이스 등을 온전히 구현할 수 없었다.
그래서 CD프로젝트 코어팀은 레드 엔진의 개선에 투입되었다. 사실상 새로 만드는 수준으로, 거의 2년간의 작업이 필요한 양이었다. 개발 4년이 지났는데 이제 막 엔진 개발을 시작했다는 것. 게임사의 모든 인력들이 다 엔진개발에 투입될 수 있는 건 아니므로, 코더들이 갈려나가는 동안 회사의 다른 인원들은 그저 콘셉트 아트나 좀 그리면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개발 엔진이 바뀌고, 블러드 앤 와인을 개발하던 코어팀이 투입되고, 게임 디렉터가 이 시점에서 바뀌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2016년 이전의 작업물은 거의 다 폐기되었다.
이 시점에서 CD프로젝트의 개발목표는 2017 E3에서 개발 데모를, 2018년에 알파 빌드를 내고, 2019년에 정식 출시하는 것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데모는 2017년 나오지 못했으므로, 이것 또한 개발 지연의 증거이다 (실제로는 2018년이 되어서야 나왔다) 게임의 내용도 크게 바뀌었다.
초기 계획: 다양한 클래스들 사이에서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주인공 + 멀티플레이와 함께 진행되는 오픈월드
변경 계획: 남녀 선택만 가능한 단일클래스 주인공 + 메인시나리오 클리어 이후에 멀티플레이 가능그리고 게롤트처럼 정해진 배경과 성격을 가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것으로 변경. (대충 총든 위쳐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이 변경은 개발진에도 미리 공지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것이어서, 엔진 개발팀은 그 동안 그나마도 힘들여 개발한 요소 여럿을 버려야 했다. 2016년 말이 되어, 게임은 3번째로 "개발을 시작" 했다. 엔진은 준비되지 않았고, 스튜디오는 명확한 비전이 없고, 리더는 구체적인 디렉션 없이 수많은 요구사항들만 늘어놓고.. 프로젝트는 '본격 개발'의 근처도 못 간 상황이 된 것이다.
2017년 말 여기서 또 핵심 개발인력 여럿이 퇴사했고 대부분이 직함에 'Lead'를 달고 있는 고급 인력이었다. 이에 CDPR 은 공식적으로는 몇 명의 퇴사가 게임 개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는 것.
2012년 당시 2020년 출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으나, 2015년 시점에서는 그 정도가 현실적인 기대치였다. 그러나 2017년 말 현시점에서는, 2020년 출시조차도 매우 빡빡해 보이며 많은 크런치가 필요할 것 같다. 위쳐 3과 사이버펑크의 Head of studio인 Adam Badowski는 아트 쪽 인력이고, 사람은 좋고 열정도 있지만, 코딩과 게임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전체적으로 회사에 정치질이 심각하고 고된 근무환경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개발인력 수급이 힘들어진게 아닐까 예측한다. 또한 폴란드 현지 인력이 먼저 빠져나갔고, 이에 따라 외국인 직원의 비율이 1%에서 40%로 폭등한 것도 주요 원인일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해외 인력들도 잘 구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CDPR의 공개 구인 글이 인터넷에 그토록 자주 올라오는 이유가 이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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