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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이버펑크 2077 - 팬텀 리버티 DLC : 완전 새로운 게임

remember_Titan 2023. 6. 1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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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차 시작해 볼까

때는 2077년, 무대는 탐욕스러운 거대 기업이 정부까지 집어삼키고 행정, 군사 등 공공 서비스 영역을 침범해 군림하는 사이버펑크 세계의 자유 도시 나이트 시티다. 뇌 속에 시한폭탄을 둔 채 고독한 늑대로 살아가는 사이버 용병 V가 이번에는 사이버 첩보물의 해결사로 활약한다. 

6월 12일 CD 프로젝트 레드 한국 지사가 미디어 및 크리에이터 대상 사전 데모 시연 행사를 개최했다. 같은 날 새벽(한국 시각)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쇼케이스에서 '사이버펑크 2077 : 팬텀 리버티 DLC'의 공식 트레일러와 9월 26일 판매를 발표하자마자 본격적인 홍보에 나선 것이다. 붉은 조명만 밝힌 어두운 스튜디오에는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넨도로이드, 본편 초반에 활약하는 해킹 로봇 플랫헤드 피겨 등이 장식돼 있고 여기저기 경고 테이프가 붙어 NCPD 패트롤 오피서가 서 있는 게임 속 범죄 현장을 연상케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시간 동안 본편 초반 영상 편집본과 데모 플레이 전용 환경에서 몇 개의 메인 퀘스트, 서브 퀘스트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게임 플레이 캡처나 영상은 공개 대상이 아니었지만, 전투와 초반 스토리 도입, 그리고 이동 플레이와 동영상 연결이 매우 자연스러웠다는 점은 분명했다. 

배경은 퍼시피카 남쪽 커트 핸슨 대령이 지배하는 도그타운으로 옮겨간다. 기존 지도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표면은 적지만 각종 새 퀘스트와 임무, 타로 벽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빼곡하게 차 있다. CD 프로젝트 레드의 내러티브 디렉터 이고르 사진스키는 핸슨 대령을 가리켜 남미의 마약왕에서 힌트를 얻어 구상했고 어느 정도의 존경을 받으며 지역 사회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뒤에서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고 더러운 거래를 꺼리지 않는 무서운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팬텀 리버티의 시점은 사이버펑크 2077 본편에서 주인공 V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직전이다. 기업과 정부 모두 불신하는 무소속 용병인 V는 어느 수수께끼에 싸인 넷러너의 요청을 받는다. 넷러너는 V에게 머릿속 렐릭 칩에 대해 알고 있다며 목숨을 구해줄 테니 대신 도그타운에 불시착해 위험에 빠진 신 미합중국 마이어스 대통령을 구출해 달라고 요구한다. 

흥미로운 것은 닉네임 '송버드(SongBird)'인 이 대통령 직속 넷러너가 송소미라는 이름을 가진 한국계 캐릭터라는 점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오래된 동료들은 모두 그를 소미라고 부른다. CD 프로젝트 레드 한국 지사의 오승택 매니저는 송버드라는 한국계 캐릭터의 외형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한국 지사가 본사 개발팀에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결과 송버드는 사이버펑크 2077 고유의 특징을 지녔으면서도 매력적인 아시아계 캐릭터로 완성됐다. 오승택 매니저는 "새로운 등장인물인 송버드의 해외 평가도 매우 좋다. 한국이 게임 강국인 만큼 해외 플레이어들도 한국계 캐릭터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시간가량 진행된 데모 플레이에서도 몇 가지 사이드 퀘스트를 받을 수 있었지만, 편집된 초반 스토리 동영상을 본 후 주요 인물과 대화하면서 초반 전투와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했을 만큼 시간이 빠르게 느껴졌다. 불붙은 추락 현장 직후 마주한 도그타운 시내는 폭발음과 형광색 연기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지만, 본편의 퍼시피카처럼 밝고 선명한 색감이 묘한 대조를 이뤄 어떤 면에서 압도적인 인상을 받았다. 현존 제일 복잡하고 풍부한 오픈월드라는 장점도 그대로였으며, 아무 역할도 없는 행인 NPC조차도 한국어로 더빙된 음성 대화를 나누는 본편의 장점은 자막으로만 이루어진 다른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몰입을 이끈다.

팬텀 리버티의 플레이타임을 묻자, 오승택 매니저는 “메인 퀘스트를 얼마나 깊이 파고들지, 사이드 퀘스트까지 모두 찾아다닐지에 따라 플레이타임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CD 프로젝트 레드는 분량에 박한 개발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CD 프로젝트 레드의 전작 더 위쳐 3의 DLC였던 '하츠 오브 스톤'이나 '블러드 앤 와인'은 단순 확장팩 이상으로 방대한 플레이타임과 높은 완성도로 좋은 평가를 얻은 바 있다.
 
할리우드 배우 이드리스 엘바가 참여해 많은 플레이어의 기대를 받은 새 NPC 솔로몬 리드의 모델링도 훌륭했다. 처음 접선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대화 선택지가 풍부해 새로운 등장인물이지만 어색함 없이 설정에 녹아들었다는 인상을 받았고 빠르게 성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팬텀 리버티 역시 오리지널처럼 완전 한국어 더빙으로 제공되는데, 데모 플레이 경험으로는 본편보다 억양이나 표현이 한층 더 개선된 것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오승택 매니저는 한국어 더빙을 역으로 먼저 제안했을 만큼 CD 프로젝트 레드 본사의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이 높다며 "팬텀 리버티 DLC의 한국어 더빙도 본편 이상으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 더욱 실감 나고 몰입도 높은 플레이를 기대해도 좋다"라고 자신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노매드, 부랑아, 기업 출신이라는 과거를 지니게 되는 주인공 V는 어디에도 적을 두지 않고 자신만을 지키며 살아왔다. 그래서 정부 최고 인사를 적지에서 구출하는 미션을 수락한다는 설정이 갑작스럽게 느껴졌지만, 어디까지나 데모 시연 행사에서는 편집된 극히 일부만을 플레이했을 뿐이므로 속단은 금물이다. 오승택 매니저는 정식 DLC에서는 V의 선택에 설득력 있는 이유가 제시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점이 본편 엔딩 직전이고 하루가 다르게 렐릭 칩의 장악력이 커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조건이 무엇이든 V는 "목숨을 살려 줄게"라는 송버드의 제안을 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도 이해가 된다.
 
위쳐 3에서처럼, 사이버펑크 2077에서도 역시 본편을 플레이하지 않고도 새로운 V를 선택해 팬텀 리버티부터 진입할 수 있다. 또 본편에 등장했던 빅터나 미스터 핸즈 같은 리퍼닥과 픽서가 새로운 의상과 이동 수단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초반 스토리 직후 바로 어떤 불편함 없이 도그타운을 탐색할 수 있었다. 

또한 렐릭이라는 새로운 테크 트리가 등장하고 스태미나가 무기 장전과 사용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오승택 매니저는 “특전과 테크 트리가 모두 개편된 만큼, 새롭게 캐릭터 방향을 정할 기회가 부여되고 추가 레벨 등 캐릭터 성장과 관련된 구체적 개편 내용을 추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은신에 초점을 맞춘 빌드부터 강력한 대미지를 주는 건슬링거, 사이버웨어 마스터 등 사용자만의 색다른 플레이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위쳐 3에서부터 개발사 CD 프로젝트 레드는 전 세계 다양한 국가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커뮤니티와 교류하며 편의성을 개선해 온 것으로 이름이 높다. 이번에도 9월 27일 발매 전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사이버펑크 2077 플레이어를 직접 만나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팬텀 투어’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이버펑크 2077 : 팬텀 리버티 DLC는 현재 엑스박스 시리즈 X | S와 플레이스테이션 5, PC(GOG, 스팀, 에픽 게임 스토어)에서 사전 구매할 수 있다. 디스크 버전의 경우 추후 상세 공지될 예정이다.
 
1시간의 데모 플레이를 마친 후 조금 마음에 걸린 것은 '자유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라는 팬텀 리버티의 주제다. 데모 플레이 초반에서 도그타운을 지배하는 핸슨 대령은 신 미합중국 마이어스 대통령이 자유도시 나이트 시티를 노리고 있으며 새로운 전쟁을 일으킬 위험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나이트 시티의 자유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일까? 나이트 시티와 그 안에 있는 도그타운의 자유는 이미 허상일 뿐, 철저히 거대 군사 기업의 질서 안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비아냥일까? 혹은 말 그대로 허울뿐인 자유를 위해서라도 누군가가 희생되어야 한다는 암시일까? 사이버펑크 2077의 첫 DLC 팬텀 리버티의 향후 스토리를 알 수 있는 9월 26일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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